첫발 뗀 대체거래소 …'한 종목 두개 주가' 나오기도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김정석 기자(jsk@mk.co.kr)

입력 : 2025.03.04 17:31:03 I 수정 : 2025.03.04 19:37:37
롯데쇼핑·골프존 등 10개 종목
하루 12시간 거래시대 개막
한국거래소와 다른 가격 형성
거래량 적어 곧장 해소 안돼
삼성전자 이달 24일부터 거래
3월말 800개 종목으로 확대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투자센터빌딩에서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 개장식이 열렸다. 개장식에 참석한 주요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장,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 김병환 금융위원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이충우 기자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가 4일 오전 10시에 출범하면서 복수 거래소 체제가 시작됐다. 이날 10시부터 10개 종목은 넥스트레이드에서 오후 8시까지 거래가 가능했다.

이날 넥스트레이드에서 거래 가능한 종목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롯데쇼핑, 제일기획, 코오롱인더스트리, LG유플러스, S-Oil 등 5종목, 코스닥 상장사는 골프존, 동국제약, 에스에프에이,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컴투스였다.

이들 종목은 장중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에 두 가지 다른 주가가 형성되기도 했다. 가령 에스에프에이가 한국거래소 시세는 1만9400원, 넥스트레이드 시세는 1만9360원으로 표시되는 식이다. 호가 형성에 따라 각 시장의 예상 중간가 역시 다르게 나왔다. 당초 대체거래소 출범에 따라 양 시장 간 가격 차이를 이용해 '지연 차익거래'가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최선집행의무의 원칙에 따라 낮게 형성된 거래소에 매수 주문이 자동으로 들어가고 바로 주가가 높게 형성된 거래소에 매도 주문을 넣는 방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차익거래가 활발하다면 한 거래소에서 주식을 사서 다른 거래소에 팔기 때문에 가격 괴리가 오래 유지될 수 없다.

대체거래소 개장 첫날 가격 괴리가 오래 유지된 것은 출범 첫날엔 거래량이 크게 늘지 않아서인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고빈도매매 급증으로 개인에겐 불리한 거래 환경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이 역시 크게 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대체거래소에서 거래된 종목 중 대다수(코오롱인더, 롯데쇼핑, 컴투스 등)는 지난달 하루 평균치에 비해 거래대금이 비슷하거나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거래대금이 가장 큰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지난달 평균치인 253억원보다 60% 이상 늘어난 422억원(오후 4시 기준)이 거래됐지만, 이는 지난달 20일 블랙핑크가 월드투어를 발표한 이후로 전반적으로 거래대금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대체거래소에서 거래 가능한 10개 종목은 이날 거래대금 기준으로 50위 내에 들어가지 않는 종목이어서 종목 수가 늘어나는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시장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4일까지는 10개 종목만을 거래할 계획이며, 단계적으로 늘려 3월 말에는 800개 종목을 거래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3월 24일부터 거래할 수 있다.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센터에서 열린 개장식에는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 이순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김정각 한국증권금융 사장, 윤창현 코스콤 대표이사 및 넥스트레이드 시장 참여 증권사 대표 등 200여 명의 자본시장 관계자가 참석했다.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이사는 "거래 시스템 안착을 통해 자본시장의 효율성과 거래 편의성 제고 등 우리 자본시장 밸류업과 지속적인 성장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가입비 부담을 호소하던 중소형사들도 잇달아 들어오면서 이번 넥스트레이드의 '1차 오픈'에 총 28개 증권사가 참여했다. 모든 시장 거래에 참가하는 곳은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KB증권·키움증권 등 14곳으로 가입비 1억원을 냈다.

중소형사들은 최선집행의무 시스템 비용에 이어 가입비까지 요구받자 반발했으나 기관 영업에 대한 우려로 결국 '울며 겨자 먹기' 납부를 마친 상황이다.

[김제림 기자 /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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