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린 탄소 촉매로 친환경 과산화수소 생산 효율 높인다

KIST, 낮은 산소 농도·중성 전해질 환경서 과산화수소 생산 촉매 개발
조승한

입력 : 2025.03.09 12:00:13


붕소를 도핑한 다공성 탄소 촉매
[KIST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생산에 많은 에너지를 쓰고 환경 오염도 일으키는 과산화수소를 친환경적이면서도 낮은 에너지로 생산할 수 있는 촉매가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극한물성소재연구센터 김종민 책임연구원과 계산과학연구센터 한상수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이재우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문준희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박사 등과 함께 탄소 촉매에 나노 크기 기공을 도입해 산소 농도가 낮은 환경에서도 과산화수소를 효과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과산화수소는 화학, 의료, 반도체 산업 등에 폭넓게 쓰이나, 생산 공정인 '안트라퀴논 공정'이 에너지 소모가 많고 고가 팔라듐 촉매를 쓰며 부산물이 많아 환경오염도 일으키는 문제가 있다.

최근엔 저렴한 탄소 촉매로 산소를 환원해 과산화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지만 고순도 산소 가스 주입이 필요하고 전해질도 불안정한 염기성 환경에서 만들어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산화탄소와 수소화붕소나트륨, 2~50나노미터(㎚, 10억분의 1m) 크기 탄산칼슘 입자를 반응시킨 후 탄산칼슘 입자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20㎚ 크기 구멍을 갖는 붕소 도핑 탄소를 합성했다.

이 촉매는 굴곡진 표면 때문에 중성 전해질 환경에서도 촉매 활성이 높은 것을 연구팀은 확인했다.

또 화학적 분석을 통해 메조 다공성 구조가 산소 전달을 촉진하는 것을 확인하고, 농도가 20% 수준인 공기 환경에서도 높은 촉매 활성을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공기를 주입할 때 과산화수소를 생산하는 전극 구조
[KIST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이 촉매를 과산화수소 대량생산 반응기에 적용하면 중성 전해질과 공기를 공급하고 전류밀도를 제곱센티미터당 200밀리암페어(㎃) 유지할 때 80% 이상의 과산화수소 생산 효율을 기록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또 의료용 과산화수소 농도인 3%를 초과한 3.6% 농도의 과산화수소 용액을 제조하는 데 성공해 상용화 가능성도 제시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호흡하는 공기 중 산소를 활용해 중성 전해질에서 과산화수소를 생산하는 메조 다공성 탄소 촉매 기술은 기존 촉매보다 실용성이 높아 산업화에 속도를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1월 15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터리얼스'에 실렸다.

shjo@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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