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KT대표 연임 포석?…사외이사 이례적 재선임에 시선 쏠려

임기만료 사외이사 4인 전원 재선임…'이례적' 평가에 투명성 결여 비판도구현모 전 대표 연임 시도 진통서 커진 이사회 결정권…의장 연임에도 촉각 KT "공정한 절차로 검토…안정적인 경영 환경 위한 결정"
조성미

입력 : 2025.03.16 09:00:08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KT가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4인을 모두 재선임하기로 하면서 하반기 예정된 대표이사 후보 선정 절차를 앞두고 김영섭 현 대표의 연임을 위한 '다지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오는 31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현 사외이사인 김용헌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곽우영 현대자동차[005380] 차량 IT개발센터 센터장, 이승훈 한국투자공사 운영위원,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재선임 안건을 의결한다.

안건이 통과되면 이번 주총에서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 4인 모두가 자리를 지키는 셈이 된다.

재선임이 의결돼도 상법 규정을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과거 사외이사들이 연임을 계속하며 감시와 견제 기능을 잃고 '거수기'가 되는 사례가 많아지자 상법은 사외이사 임기를 6년으로 제한했는데 이 시한을 넘기지 않아서다.

다만, 임기 종료 사외이사 중 한 명의 교체도 없이 전원 재선임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는 평가다.

또, 경쟁사 SK텔레콤[017670]과 LG유플러스[032640]가 다가오는 주총에서 강동수 SK그룹 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PM) 부문장, 권봉석 ㈜LG 부회장을 각각 신규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에 올리며 인공지능(AI) 사업 전략을 강화한 것을 상기해도 KT 선택은 차별성을 띤다.

이러한 KT의 이사회 '무변화' 전략에 대해 내년 주총에서 임기가 끝나는 김영섭 대표의 안정적 연임을 위한 '밑 작업' 일환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KT 이사회 정관에 따르면 김 대표 연임 여부는 올해 하반기 이사회의 후보 선정 절차에 좌우된다.

구현모 전 대표 연임 과정에서 '셀프 연임' 등의 잡음이 끊이지 않자 KT는 거버넌스 강화 차원에서 대표 선임 절차에서 이사회 권한을 강화한 바 있다.

김 대표가 취임 전 사측과 체결한 경영계약서를 보면 차기 대표 후보 육성·관리 계획과 승계 후보 임면에 관한 사항을 8명의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보고해야 하는 등 차기 대표 선임 과정에서 이사회 주도권이 커졌다.

임기를 1년 남긴 김 대표는 연임 의사를 공식화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미국의 유명 AI 플랫폼 회사 팔란티어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최근 왕성한 행보를 보이며 연임에 도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통신업계에서 지배적이다.

KT, 팔란티어와 국내 AX 시장 혁신 위한 파트너십 체결
(서울=연합뉴스) 김영섭 KT 대표(왼쪽)와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공동 창립자 겸 CEO가 1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AX 사업 가속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2025.3.13 [KT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소수노조인 KT 새노조는 사외이사 재선임에 대해 성명을 내고 "임기 1년 남은 시점에서 김 대표가 KT[030200] 부동산 자산, 특히 수익성 높은 호텔을 팔려는데도 이사회가 견제하지 않고 있다.

매각으로 인한 단기 수익 추구는 김영섭 사장 연임을 위한 실적용"이라고 비판했다.

임기 만료 사외이사 전원의 재선임 방침이 알려지자 공모에 참여했던 이들도 의구심을 나타냈다.

한 공모 참여자는 "공모 지원자 등이 하나도 밝혀지지 않은 채 기존 이사들이 재선임됐다.

주주나 헤드헌터 추천으로 사외이사 공모에 응한 이들에게 병풍 역할을 시키면서 공개모집 절차만 형식적으로 보여준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 전 대표 연임 실패 과정에서 KT 사내이사 수가 2명 줄며 사외이사의 이사회 장악력이 커졌다.

새 대표 선임 과정에서도 파워가 큰 건데, 이번 재선임 결정에서 '똘똘 뭉치기'라는 인상을 주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KT는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 확보를 위해 다양한 채널로 후보군을 구성하고 공정한 절차로 검토했다며 안정적인 경영 환경의 지속을 위한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1년인 KT 이사회 의장 임기 역시 곧 만료돼 윤종수 의장의 연임 여부에도 업계 관심이 쏠린다.

의사회 의장은 주주총회가 아닌 이사회 결의로 선임하며 주총 전후 절차가 이뤄질 전망이다.

csm@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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