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채권단과 회생협상 물꼬 트이나…관건은 사재출연 규모

메리츠 등 채권단, 김병주 MBK 회장 사재출연 발표에 일단 '신중모드'출연 규모 따라 회생 협상 난이도 결정될듯…"채권단 고통분담 사재출연 평가에 달려"
곽윤아

입력 : 2025.03.16 16:43:44


메리츠타워 봉래동신사옥
[촬영 안 철 수] 2024.11.19, 메리츠화재

(서울=연합뉴스) 곽윤아 기자 =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홈플러스 사태 해결을 위한 사재 출연 방침을 밝히면서 메리츠금융그룹을 비롯한 홈플러스 채권단의 반응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그간 업계에서는 김 회장의 사채 출연 등 홈플러스·MBK파트너스의 자구 노력이 회생 계획안 마련을 위한 채권단과의 협상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MBK파트너스는 16일 "홈플러스 회생절차와 관련된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그 일환으로 김병주 회장은 특히 어려움이 예상되는 소상공인 거래처에 신속히 결제 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이뤄진 홈플러스·MBK파트너스의 급작스러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에 홈플러스 임직원과 협력업체, 채권자들 사이에서의 반발이 커지자 이를 가라앉히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메리츠 등 채권단은 이날 MBK 측의 사재 출연 발표에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회생 신청' 홈플러스 예의 주시, 김병주 회장 사재 출연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최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으로 임직원 및 협력업체에 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16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앞으로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이날 홈플러스 주주사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은 홈플러스에 물품을 납입하는 소상공인들이 원활히 결제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사재를 출연한다고 밝혔다.2025.3.16 ondol@yna.co.kr

이제 시장의 시선은 앞으로 본격화될 채권단과의 협상에 집중되고 있다.

금융권의 홈플러스 관련 익스포저(대출·지급보증 등 위험노출액)는 1조4천억대로 알려져 있다.

이 중 메리츠금융그룹은 지난해 5월 홈플러스에 선순위 대출 1조3천억원을 집행한 금융권 최대 채권자다.

금리는 연 8%로 알려졌으며, 지난달 말 기준 대출 잔액은 약 1조2천억원이다.

나머지는 KB국민은행(547억원), 신한은행(289억원)·우리은행(270억원) 순이다.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은 홈플러스 정상화의 발판이 되는 것은 물론 당장 홈플러스·MBK파트너스의 회생 계획안 마련을 위한 협상의 물꼬가 될 수 있다.

홈플러스·MBK파트너스는 오는 6월 3일까지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예정인데 이 과정에서 채권단의 협조가 필수다.

하지만 홈플러스·MBK파트너스가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고, 이후에도 별다른 자구 노력을 보이지 않자 추후 양측의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주채권자인 메리츠는 지난 4일 대출 담보로 잡은 홈플러스 매장의 가치가 5조원 안팎에 달해 남은 대출을 회수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홈플러스 임직원과 입점업체의 피해가 불가피한 일방적인 담보권 실행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여기에 금융당국과 정치권도 이번 사태를 주시하는 만큼 메리츠가 대출 상환 유예, 이자 경감 등 다양한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협상을 본격화하기 위한 시기와 계기를 지켜보고 있다는 업계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관건은 MBK 측의 사재 출연 규모다.

추후 발표될 사재 출연 규모가 시장과 채권단이 납득할만한 수준이라면 양측의 협상이 탄력을 받을 수 있으나, 그렇지 않다고 평가될 경우에는 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회생에 돌입하면 채권단이 고통 분담을 위해 채무 조건을 완화해주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그 조건과 수준은 김 회장의 사재 출연 규모에 대한 시장 평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ori@yna.co.kr(끝)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3.16 21:16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