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이 1%대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OECD는 17일(현지시간) 발표한 '중간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올해는 2.2%, 내년에는 1.6%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추산했다. 3개월 전 OECD의 전망치 대비 각각 0.2%포인트, 0.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미국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친 2020년(-2.2%) 이후 4년간 최소 2.5% 성장률을 달성했는데 내년에는 1%대 저성장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OECD는 트럼프 정부의 무차별적 관세율 인상을 성장 둔화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종전 전망치 3.3%보다 0.2%포인트 낮은 3.1%로 전망했다. OECD는 "2024년부터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의 경제활동 지표들은 글로벌 성장 전망이 완만해질 것을 나타내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초래하는 불확실성이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봤다.
OECD는 세계 경제 하방 요인으로 글로벌 경제의 분절화 심화,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등을 꼽았다. OECD는 "세계 무역 정책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해 지속될 경우 글로벌 성장에 영향을 주고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킬 것"이라고 했다. 세계 경제 상방 요인으로는 관세 장벽을 낮추려는 합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국에 대해 OECD는 올해 성장률은 1.5%, 내년 성장률은 2.2%로 전망했다. 지난해 12월 올해 성장률을 2.1%로 예상했는데 불과 3개월 만에 0.6%포인트나 낮춘 것이다. 미국의 관세율 인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캐나다(-1.3%포인트), 멕시코(-2.5%포인트)를 제외하면 주요 20개국(G20) 중 한국 성장률 전망치 하락폭이 가장 컸다. 기획재정부는 "무역 장벽 확대, 지정학·정책적 불확실성 증가 등으로 주요국 성장률 전망치가 작년 12월 대비 전반적으로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12·3 비상계엄 등 정치적 불확실성 여파가 한국 경제에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OECD의 직전 전망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지난해 12월 4일 발표됐다. 한국은행(1.5%), 정부(1.8%), 한국개발연구원(KDI·1.6%) 등 정부 기관들은 비상계엄 직후 올해 성장률을 공통적으로 1%대로 낮춰 잡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