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 수장 교체' 동서식품, 체질개선 성공할까
입력 : 2023.03.20 15:28:00
제목 : '10년만 수장 교체' 동서식품, 체질개선 성공할까
'재도전' 캡슐 커피, 신성장동력 낙점…네슬레 비중 80% 시장 공략 관건 [톱데일리] 동서식품이 10년 만에 대표이사 교체를 단행하며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 동서식품은 매출 정체로 외형 확대에 대한 고민이 길어지면서 신성장동력 발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동서식품이 12년 만에 신사업으로 선택한 캡슐 커피를 앞세워 분위기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해 동서식품은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김광수 마케팅 총괄 부사장을 선임했다. 동서식품이 수장을 교체한 것은 2013년 전문 연구원 출신 이광복 전 대표를 선임한 이후 약 10년 만이다. 그간 동서식품을 이끌어온 이광복 전 대표는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신임대표는 1985년 동서식품에 입사해 베버리지 마케팅 이사, 마케팅 총괄 부사장 등을 역임하며 46년간 회사에서 근무해왔다. 김 신임대표는 '커피는 맥심',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 카누' 등 광고 문구를 만들어 점유율 확대를 이끈 마케팅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수장 교체는 동서식품의 체질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동서식품은 최근 10년간 매출이 정체되면서 주춤한 시기가 길어지고 있다. 동서식품 매출액은 2011년 1조5026억원을 기록한 이후 10년 동안 1조5000억원 대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2022년에는 매출 1조6151억원을 달성했다.
동서식품의 더딘 성장세는 업계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최근 몇 년간 국내 커피믹스 시장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농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조제 커피(믹스 커피) 시장 규모는 2017년 1조원에서 2018년 8500억원 대로 하락한 이후 2019년 7900억원, 2020년 7800억원, 2021년 7500억원으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이로 인해 믹스커피 관련 비중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동서식품도 실적 하락세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동서식품은 국내 시장이 한계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해외 공략도 쉽지 않다. 동서식품은 미국 식품기업 몬델리즈와 50대 50 합작사 형태로 설립된 곳으로, 맥심 상표권도 몬델리즈에서 보유하고 있다. 몬델리즈는 한국을 제외한 지역에서 자사 커피 믹스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보유하고 있는 맥심 상표권으로 동서식품의 해외 진출을 막고 있다.
김 대표에게는 국내 사업 강화를 위한 신성장동력 발굴이 핵심 과제로 놓여있다. 최근 국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식품업계 대부분 신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분위기다. SPC그룹은 이달 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건강기능식품 제조, 판매 및 수출입업 등을 정관에 추가할 예정이며 신세계푸드는 올해 캐릭터 사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동서식품은 캡슐 커피를 앞세워 신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동서식품은 캡슐 커피 제품 '카누 바리스타'와 커피머신을 함께 출시하며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동서식품은 소비자가 관련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 운영도 앞두고 있다.
동서식품이 신사업에 진출한 것은 2011년 커피 브랜드 '카누'를 출시한 이후 약 12년 만이다. 동시에 캡슐 커피 자체로는 두 번째 도전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동서식품은 2011년 몬델리즈와의 합작으로 캡슐 커피 브랜드 '타시모'를 출시했으나, 경쟁에 밀려 시장 내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사업을 철수했었다.
캡슐 커피 재도전에 나선 동서식품이 네슬레가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시장을 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 캡슐 커피 시장은 네슬레가 네스프레소, 돌체구스토 등을 앞세워 점유율 80% 이상으로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과거 동서식품이 내세웠던 '타시모'도 네슬레에 밀린 것이 흥행 부진의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
동서식품은 두 번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호환 캡슐을 출시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네슬레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카누 캡슐 커피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점유율을 점차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스타벅스, 폴바셋, 투썸플레이스 등 여러 브랜드들도 네슬레와 호환이 가능한 캡슐 커피를 판매하고 있는 만큼, 후발주자인 동서식품은 또 다른 차별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캡슐 커피 시장은 해마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업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캡슐 커피 시장 규모는 2018년 1000억원에서 2020년 1980억원으로 약 두 배가 성장했으며, 지난해 기준 4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ing@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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