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이은 알래스카 주지사의 압박... “한국 LNG 사야 관세 논의 가능해질 것”
이동인 기자(moveman@mk.co.kr)
입력 : 2025.03.27 10:56:18
입력 : 2025.03.27 10:56:18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가 한국을 방문한 가운데 우리나라가 알래스카 가스(액화천연가스·LNG)를 구매하겠다는 합의를 해야 관세를 포함한 여러 사안들에 대한 논의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압박했다.
던리비 주지사는 이날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진행한 국내외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는 무역 불균형 문제와 관세 이슈 등과도 연결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와 기업이 경제성, 한미 동맹, 무역 불균형 해소 등의 종합적인 관점에서 이 프로젝트 참여 여부를 판단하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피력하면서 강한 톤으로 한국의 가스 구매 희망 의사를 피력했다.
던리비 주지사는 “핵심은 한국이 알래스카산 가스를 구매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며 “그럴 경우 관세 협상 등 다른 모든 사안이 자연스럽게 연계된다. 모든 것은 ‘가스 구매’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알래스카) 가스를 구매함으로써 혜택을 얻게 되고, 한국 기업들은 우리 프로젝트에 참여함으로써 추가 이익을 얻게 된다”며 알래스카 LNG 구매가 한국에도 이익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확신을 갖고 떠날 수 있다면 한미 양국 당사자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서울에서의 일정이 끝나면 의미 있는 이해를 도출하면서 몇 건의 투자의향서(LOI) 체결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사업 참여를 강하게 권유하는 던리비 주지사의 발언은 한국과 일본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를 희망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지지를 등에 업고 한국 측의 참여를 끌어내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지사인 그가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정책 수립과 집행에 직접 참여하는 인물은 아니라는 점에서 한국의 알래스카 가스 구매를 관세 이슈와 직접 연계한 듯한 그의 발언이 권한을 넘은 측면도 있다.
그가 한국의 참여를 강하게 압박한 것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성패가 핵심 잠재 고객인 한국과 일본의 참여 여부에 달렸지만, 아직 한국과 일본이 이 프로젝트 참여에 전반적으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던리비 주지사는 실제로 이날 인터뷰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진전에는 한국 등 고객의 참여 의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500만t’, ‘700만t’ 등 규모의 가스가 필요하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게 되면, 그때 가서 얼마나 많은 (가스 액화용) 압축기 모듈과 운송 선박 등이 필요한지를 따져볼 수 있다”며 “이런 방식으로 이 프로젝트가 작동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던리비 주지사 측은 알래스카 LNG 사업에 참여하는 한국 기업에 별도의 보조금 등 인센티브는 제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이 알래스카산 LNG를 구매하고 파이프라인 및 LNG 터미널 건설 등에 참여한다면, 그 자체로 충분한 경제성이 확보되기 때문에 미국 측의 특별한 지원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던리비 주지사는 25∼26일 방한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국내 에너지·철강 기업 관계자들을 잇달아 만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관련 한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인터뷰 자리에는 브렌던 듀발 글렌파른 그룹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프랭크 리차드 알래스카 가스라인 개발공사(AGDC) 사장,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겸 대표가 배석했다.
이번 사업은 알래스카 북부 노스 슬로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LNG 형태로 가공해 알래스카 남부의 LNG 터미널로 선적한 뒤 해외로 수출하는 프로젝트다. 연간 2천만t 규모의 천연가스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민간 투자자인 듀발 글렌파른 그룹 CEO는 “LNG 100만t을 생산하려면 선박 두 척이 필요한 만큼, (2천만t 생산에는) LNG 운반선 총 40척이 필요하다는 의미”라며 “한국은 LNG 운반선 건조 분야에서 세계 선도국이기 때문에 한국에 막대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사업은 알래스카산 LNG 구매와 함께 ‘파이프라인(가스관) 건설’과 ‘수출용 LNG 터미널 건설’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LNG 터미널 건설은 전체 사업비(440억달러)의 절반에서 3분의 2가량을 차지할 만큼 규모가 크다. LNG 공급 시점은 2030년 전후로 예상한다.
듀발 CEO는 “우리는 파이프라인 건설을 위해 별도의 파트너십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누군가가 (가스 액화용) 압축기 모듈, 철강, 파이프 등을 공급하길 원한다면 협력할 것이고, 한국 기업들이 이에 강한 의지를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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