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운임 기지개 켜는데…해운·항공주 여전히 ‘울상’

김정석 기자(jsk@mk.co.kr)

입력 : 2025.03.31 16:07:22 I 수정 : 2025.03.31 16:08:40
HMM 3주간 11% ‘뚝’
대한항공도 12% 하락해


HMM
관세 전쟁으로 주저앉았던 화물 운임의 반등에도 해운·항공주의 주가는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 발표를 앞두고 교역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증시 전반에 경계심리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해운 대장주 HMM은 최근 3주간 주가가 11.69% 하락했다. 지난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11주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날도 주가는 약보합권에서 마감했다.

컨테이너선 매출 비중이 큰 HMM에게 SCFI 반등은 호재지만 주가 상승까지는 이끌어내지 못한 셈이다. 미국의 중국 선박에 대한 입항 수수료 부과 기대감에 지난달 말 주가가 치솟았던 HMM은 대규모 주주환원 예고에도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벌크선을 주력으로 하는 팬오션도 최근 3주 동안 14.88% 하락했다. 대한해운과 흥아해운 역시 이때 각각 10.68%와 12.81%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벌크선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발틱건화물선지수(BDI)가 지난달 700선에서 이달 1600선까지 회복했지만 주가는 정체된 상황이다.

항공 대표주인 대한항공은 같은 기간 주가가 12.35% 하락했다. 견조한 항공 수요 속에서 항공 물류 운임을 나타내는 BAI00(발틱항공운임지수)이 최근 2주 연속 올랐지만 주가를 견인하지는 못했다.

지난 10일 2033이던 BAI00는 지난 24일 2127까지 회복했다. 대형항공사(FSC) 아시아나항공도 지난 3주간 주가가 8.55% 떨어졌고, 제주항공(-5.08%)·진에어(-7.68%)·티웨이항공(-14.2%) 등 저비용 항공사(LCC)도 줄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해운 운임, 그리고 이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 항공 운임이 추세적으로 반등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4월부터 장기운송계약 갱신 시기가 도래하기에 선사들이 적극적인 운임 방어에 나서게 되고, 새로운 해운동맹 ‘프리미어 얼라이언스’의 출범으로 촉발됐던 운임경쟁도 누그러지는 국면이기 때문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선율(운항하지 않는 선박 비율)이 2% 수준에 불과해 선사들이 운임시황 방어에 적극적일 것”이라며 “해운사들의 공급 병목 현상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컨테이너선 시황은 바닥을 지났다”라고 말했다.

반대로 선사들의 운임 인상 시도가 단발성 조치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해운사들은 월초마다 화주를 대상으로 일괄적으로 운임을 올리는 일괄운임인상(GRI)을 시도하는데, 미국의 관세 발표로 물동량이 감소하면 운임을 끌어올리기 힘들 거라는 분석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과 3월에도 GRI를 시도했는데 효과가 없었던 것처럼 등 이번에도 운임 인하나 철회 가능성이 있다”며 “관세나 중국 선박에 대한 입항 수수료 부과 등 각종 불확실성이 줄어들어야 반등 모멘텀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4.02 06:45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