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비율 300% 넘은 애경 … 캐시카우 팔아 자금 확보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오대석 기자(ods1@mk.co.kr), 김금이 기자(gold2@mk.co.kr)

입력 : 2025.04.01 20:38:06 I 수정 : 2025.04.01 23:15:23
애경산업·중부CC 매물로
AK플라자·제주항공 경영난에
자금 지원 팔걷은 AK홀딩스
1년내 갚아야할 부채 4300억
애경산업 예상 가치 6000억
중부CC 1000억대 중반 예상






재계 서열 62위인 애경그룹이 핵심 계열사 매각을 추진하며 선제적인 구조조정에 나선다. 유통·화학·항공 등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던 애경그룹도 경기 하락과 막대한 부채를 버티지 못하고 계열사 매각에 나선 것이다.

재계 서열 33위(효성그룹)와 42위(태영그룹)가 적극적으로 계열사 매각에 나선 가운데, 애경그룹마저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재계발 구조조정이 올해도 계속 이어지는 모양새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삼정KPMG를 최근 주관사로 선정하고 애경산업과 중부CC 매각에 나섰다. 희망 매각가는 애경산업은 약 6000억원, 중부CC는 1000억원대 중반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경산업은 생활용품 브랜드 케라시스, 화장품 브랜드 루나로 유명한 기업이다. 중부CC는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에 위치한 골프장으로, 18홀 회원제 골프장이다. 애경그룹 오너 일가가 부동산 임대업을 주력 사업으로 2008년 설립한 가족 회사 애경중부컨트리클럽이 운영한다.

애경그룹이 애경산업과 중부CC 매각에 나선 것은 부채를 줄이기 위해서다. 애경그룹 지주회사인 AK홀딩스의 부채 비율은 연결 기준 2020년 233.9%에서 2024년 328.7%로 뛰었다. 순수 지주회사인 AK홀딩스가 자회사에 대폭 자금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AK홀딩스는 지난해 말부터 AK플라자에 16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입했다. AK플라자는 전국 4곳의 백화점과 7곳의 쇼핑몰을 운영한다. 또한 AK홀딩스는 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을 겪었던 제주항공에도 2020~2022년 2670억원을 유상증자 방식으로 지원했다.

이 때문에 사업 기능이 없는 순수 지주회사인 AK홀딩스의 유동부채(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부채)가 지난해 말 기준 약 4300억원(별도 재무제표 기준)에 달한다. AK홀딩스가 애경산업과 중부CC를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한다면, AK홀딩스의 유동부채를 갚으면서 동시에 신사업을 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제주항공의 영업이익은 2023년 1679억원에서 2024년 799억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지난달 31일 개최된 AK홀딩스의 정기주주총회에서 고준 AK홀딩스 대표는 "애경그룹이 20~30년 뒤에도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미래 성장동력을 지금부터 찾을 것"이라며 "내년 이 자리에서는 주주들께 가시적인 결과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나현준 기자 / 오대석 기자 /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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