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 학원은 보내야지”...최대 상승폭 보이는 교육 물가

유주연 기자(avril419@mk.co.kr)

입력 : 2025.04.08 07:32:20
교육 물가 16년 만에 최대폭 상승
사립대 등록금 전년대비 5.2% 쑥


3월 월교육물가가 1년 전보다 2.9% 상승하며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그렸다고 통계청은 밝힌 가운데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이충우 기자]


지난달 가계 지출의 주요 항목인 교육 물가가 1년 전보다 3% 가까이 치솟으면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올해 사립대를 중심으로 상당수 대학교 등록금이 인상됐고 유치원비도 약 9년 만에 가장 많이 오르면서 가계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가정학습지, 학원비 등도 줄줄이 오르면서 학부모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3월 월교육 물가(지출 목적별 분류)는 1년 전보다 2.9% 상승했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2월(4.8%) 이후 16년1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교육 물가가 상승한 가장 큰 원인은 사립대 등록금 인상이다. 올해 사립대 10곳 중 8곳이 등록금을 올렸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으로 사립대 151곳 중 120곳(79.5%)이, 국공립대 39곳 중 11곳(28.2%)이 등록금을 인상했다.

이에 올해 3월 사립대 등록금은 전년 동기 대비 5.2% 올라 2009년 2월(7.1%) 이후 상승폭이 가장 컸다. 국공립대 등록금은 2022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오르지 않다가 지난달 1.0% 상승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대학 등록금은 2009년 이후 동결 기조를 유지해왔으나 올해 사립대를 중심으로 잇따라 등록금 인상에 나서면서 교육 물가 상승에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정부는 2009년 각 대학에 등록금 동결을 권고하고 2012년부터 등록금 인상 대학을 ‘국가장학금 2유형’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등록금 동결을 압박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상당수 대학이 재정난을 호소하며 정부 지원을 못 받더라도 법정 상한선(5.49%) 내에서 등록금을 올리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잇따라 등록금 인상에 나섰다. 교육계에서는 등록금 동결 기조가 무너진 가운데 추가적 인상 움직임도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교육 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부에서는 대학 등록금 인상을 억제하려고 노력해왔으나 올해 많은 대학이 재정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등록금을 올렸다”며 “대학 여건이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정부 차원의 대학 투자를 확대하는 등 대학과 국민 부담을 줄여나가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등록금 외 다른 교육비도 일제히 증가하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가정학습지 비용은 전년 대비 11.1% 증가해 사립대 등록금 다음으로 물가 부담을 높였다. 태권도장을 비롯한 운동학원비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9% 올라 학부모들의 부담이 늘었다. 유치원비 역시 급등했다. 지난달 유치원 납입금은 지난해보다 4.3% 상승해 2016년 2월(8.4%) 이후 약 9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교육 관련 비용이 일제히 급등 추세를 보이면서 학부모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대학생과 중학생 자녀 2명을 키우고 있다는 홍진영 씨(46)는 “대학 등록금부터 학원비까지 무차별적인 인상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가계 부담이 너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학원을 당장 끊을 수도 없어 고민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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