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락장은 적립투자 기회” ETF 수수료 인하 이유 밝힌 삼성운용

정재원 기자(jeong.jaewon@mk.co.kr)

입력 : 2025.04.20 14:32:08
박명제 삼성자산운용 ETF부문장 인터뷰
주식 변동성에는 적립식 투자 권장
“미래 계산 안 되니 극복하라” 조언도
보수 인하는 장기투자 돕기 위한 결정
‘수수료 전쟁’ 아니냐는 물음엔 ‘NO’ 일축
삼성운용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키워내고파


박명제 삼성자산운용 부사장. <사진=한주형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전 세계 경제와 금융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증시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뉴욕증시는 이틀 새 두 자릿수 넘게 지수가 급락했다가, 다음날 하락분을 대부분 만회하는 등 요동쳤다. 세계 2차 대전 이후 수십 년 만에 도래한 역대급 변동성 장세에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도 꽁꽁 얼어붙었다.

매일경제는 국내 자산운용사 중 최대 규모인 354조원의 자금을 굴리는 삼성자산운용의 ‘ETF 수장’을 만나 앞으로의 투자 방향에 대해 의견을 들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에서 한국법인 대표를 맡았던 박명제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삼성자산운용 ETF부문장으로 합류했다.

박 부사장은 “주식시장은 미래 성장에 투자하는 것이므로 변동성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미국 S&P500과 같이 장기간 우상향의 성과를 보여줬던 대표지수 상품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게 가장 안전한 투자법”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국주식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미국증시 예외주의가 끝났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미래는 단언할 수 없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은 전 세계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세계경제의 성장세를 보면 국가적으로는 미국이, 기업 측면으로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가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2000년대에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중 미국 기업은 7개였다. 그런데 25년이 지난 지금 8개로 오히려 하나가 추가됐다.

2001년에 홍콩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했다. 당시 중국이 재정적자에 발목 잡힌 미국을 추월할 것이란 의견이 시장에 팽배했다. 그런데 아직까지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미래는 알 수 없지만, 현재 스코어는 미국이 앞서 나가고 있다.

미래시대의 성장 역시 핵심 산업을 누가 주도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생태계를 구축하는 기업이 미래를 주도할 것이다. 일례로 애플은 부품이나 기계를 잘 만들어서가 아닌, 브랜드 생태계를 잘 구축했기에 정상에 올랐다.

—변동성 장세에 투자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주식시장은 미래 성장에 투자하는 것이므로 변동성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S&P500과 같이, 우상향이 보장된 대표지수 상품의 적립식 투자를 권한다.

변동성 장세에서 불안을 크게 느끼는 투자자에겐 ‘KODEX 미국배당커버드콜액티브’를 추천드린다. 기업 배당금과 콜옵션 매도 프리미엄으로 배당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원화값 리스크도 투자자와 자산운용사 모두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영화 최종병기 활을 보면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라는 대사가 나온다. 환율 대응도 이와 비슷하다. 환율 예측은 주식시장보다 더 어려우므로 리스크를 이겨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수 밖에 없다.

개인투자자들은 본인의 신념을 따르되, 판단이 잘 안 선다면 헷지형 상품과 언헷지형 상품에 절반씩 투자하는 방법을 추천드린다.

—국내 자산운용사 간 ‘수수료 전쟁’이 심화하는 양상인데

▷우선 ‘수수료 전쟁’이라는 표현에 동의하지 않는다. 삼성자산운용이 보수를 내린 것은 ‘선관주의(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에 입각해 고객의 수익률 제고를 도와드리기 위함이었다. 총보수를 인하했던 ‘KODEX 미국S&P500’과 ‘KODEX 미국나스닥100’은 중장기 적립투자에 적합한 ETF다. 투자자들, 특히 주식을 처음 시작하는 투자자들이 연금계좌에서 이 상품들로 장기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새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ETF 상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ETF 상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익률이다. 얼마 전에 삼성자산운용이 개인투자자 1만명을 대상으로 ETF 선택 시 가장 중요히 여기는 가치가 뭐냐고 물어봤더니, 응답자의 63%가 수익률이라고 답했다. 수익률 개선을 위해서는 낮은 보수가 필요하다.

미국에서는 S&P500지수 추종 상품 중 ‘VOO(뱅가드 S&P500)’의 순자산 규모가 오랜 시간 왕좌를 지켜온 ‘SPY(SPDR S&P500 트러스트)’를 넘어섰다. VOO의 총보수가 SPY보다 3배가량 낮게 유지했기 때문이다.

삼성자산운용의 보수 인하 이후 개인투자자의 순매수가 이어졌다. KODEX 미국S&P500과 KODEX 미국나스닥100의 일평균 개인 순매수 금액은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30억원 수준이었다. 그런데 보수 인하 이후 이번 달 기준으로 4배 이상 커진 136억원이 됐다.

—상품 차별화 전략은 어떻게 가져가나

▷‘First is the Best’, 선두주자가 되자는 목표로 어떻게 우리 상품을 차별화할 수 있을까 늘 고민한다. ‘KODEX S&P500데일리커버드콜OTM’의 경우 뉴욕 현지법인을 통해 옵션 매매를 진행해 운용비용을 낮췄다.

아시아 최초로 버퍼형 ETF ‘KODEX 미국S&P500버퍼3월액티브’를 출시한 것도 대표적인 예시다. 버퍼형 ETF는 자산운용사 입장에서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아 대부분의 회사가 출시를 꺼리는 편이다. 그러나 이 상품은 하락장 완충효과라는 확실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최근 S&P500지수가 급락하며 ETF의 잔여 버퍼가 줄어든 것은 맞다. 그런데 반대로 보면 상승여력은 더 늘어난 셈이다. 삼성자산운용 홈페이지에서 이 상품의 잔여 버퍼·캡을 확인하고 본인의 성향에 맞춰 투자를 진행하라고 권해드린다.

—최근 대형 전광판이나, 지하철, 엘리베이터에서 삼성자산운용 광고가 자주 보인다. 상품 홍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가 있나

▷미취업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안내견 지원사업 등이 보여주듯 삼성그룹은 상생과 협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삼성자산운용은 운용보수 인하와 상품 다양화를 통해 투자자들의 자산 증식을 돕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런 취지를 보다 많은 투자자에게 알리고자 광고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자산운용 ETF사업부문장으로서 최종 목표는.

▷단순히 ETF를 내놓고 운용만 하는 게 아니라, 고객들에게 투자 솔루션을 제공하는 테크놀로지 컴퍼니로 키워낼 것이다. 고객이 투자와 관련해 궁금증이 생기면, 삼성자산운용과의 전화 한 통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굳이 다른 회사에 전화할 필요가 없도록 만들고 싶다. 궁극적으로는 ETF 주문을 내는 증권사, 마켓을 주도하는 LP(유동성공급자), 상품을 운용하는 운용사, 투자자들까지 하나의 에코시스템을 형성하도록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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