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美 눈밖에 날라”…중국 의존도 줄였던 한국, 미국엔 너무 많이 팔았다

유준호 기자(yjunho@mk.co.kr)

입력 : 2025.04.17 06:44:35
1분기 대미수출 303억달러
전체 수출액의 19% 차지해

반도체 규제에 中불황 겹쳐
對中수출액은 9년만에 최저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올해 1분기 대(對)중국 수출액이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이 한국산 반도체를 자국산으로 빠르게 대체하면서 반도체 수출액이 급감한 영향이다. 반면 대미국 수출액은 크게 늘며 한국의 1위 수출국이 됐다. 가뜩이나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한국을 대표적 흑자국으로 겨냥한 가운데 향후 양국 간 협상 과정에서 한국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중국 수출액은 288억달러로 2016년 1분기 285억6000만달러 이후 9년 만에 1분기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2년까지만 해도 1분기 기준 대중국 수출액은 419억9000만달러에 달했지만 최근 3년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급감하면서 대중국 수출도 직격탄을 맞았다. 1분기 대중국 반도체 수출액은 137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1분기 179억4000만달러 대비 23.5% 줄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해 반도체 수출 실적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올해 1분기 역기저효과가 나타났다”며 “낸드메모리 가격이 작년 1분기 4.8달러에서 올해 1분기 2.25달러로 절반 이하로 떨어지고,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생산을 늘린 것이 우리 반도체 수출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대중국 수출은 향후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미국이 중국에 145%에 달하는 대중 관세를 부과해 중국의 대미 수출이 감소할 경우 한국산 중간재 수출도 피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중국 수출 중 중간재는 1142억4000만달러로 전체의 85.9%를 차지한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우리는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고, 중국이 최종재를 만들어 미국에 보내는 가치사슬이 붕괴되고 있기 때문에 수출은 당분간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가 내놓은 대중국 추가 반도체 수출규제 조치가 시행되면 대중 반도체 수출이 추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반도체 수출액이 대중국 수출액의 47%를 차지하는 만큼 대중 수출액 전체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

반면 1분기 대미 수출액은 303억4000만달러로 대중 수출액을 추월했다. 2021년까지만 해도 227억3200만달러였던 1분기 대미 수출액은 지난해 300억달러 고지를 돌파한 데 이어 올해까지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올해 연간 기준으로 23년 만에 대미 수출액이 대중 수출액을 추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수출에서 중국의 비중은 2021년 26.0%에 달했는데 2022년 22.8%, 2023년 19.7%로 감소했다.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는 18.0%까지 내려온 상태다.

반면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12%에서 지난해 18.3%로 올랐고, 올해 1분기에는 19.0%까지 치솟았다.

대미 수출액이 증가세를 보이면서 상호관세 협상을 앞둔 정부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1분기 대미 수출액은 최근 4년 새 33.5%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대미 수입액은 0.2% 줄어들었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 과정에서 대미 무역흑자는 한국 수출이 미국 제조업 성장에 기여한 데 따른 필연적 결과라는 점을 부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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