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황금연휴 해외여행 '쑥'…내수위축에 소상공인은 '울상'
중국·일본 등 패키지여행 최대 42% 증가오피스상권 음식점·카페 "개점휴업 수준"백화점·아웃렛 연휴특수도 예전만 못해
차민지
입력 : 2025.04.27 07:01:03
입력 : 2025.04.27 07:01:03

(영종도=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설 명절 연휴를 앞둔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승객들이 탑승 수속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올해 설 연휴 기간 국내 공항을 통해 130만여명이 해외여행을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오는 24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열흘간 하루 평균 출발 승객은 13만4천명으로, 작년 설 연휴 일평균(11만7천명)보다 13.8% 증가할 전망이다.2025.1.22 nowwego@yna.co.kr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차민지 기자 = 다음 달 초 '황금연휴'를 앞두고 여행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5월 첫째 주말인 3∼4일부터 어린이날·석가탄신일(5일), 어린이날 대체휴일(6일)이 이어지면서 나흘간의 연휴가 생긴다.
직장인은 2일 하루만 휴가를 내면 근로자의날(1일)부터 엿새(6일)를 쉴 수 있다.
모처럼 맞는 일주일 안팎의 연휴에 해외여행을 떠나려는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여행사들도 대목을 잡기 위한 마케팅에 분주하다.
하나투어[039130]는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출발하는 패키지 해외여행 예약인원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9% 늘었다고 27일 밝혔다.
지역별 예약 비중을 보면 동남아가 37%로 가장 많았고, 중국(26%), 일본(22%) 등 근거리 여행이 많았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휴가를 내지 않고 연이어 쉴 수 있는 연휴 기간은 나흘이어서 단거리 예약 비중이 평소보다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모두투어[080160]는 같은 기간 출발하는 패키지 해외여행 예약인원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2% 증가했다고 전했다.
지역별 비중은 근거리인 동남아가 42%로 가장 높았고 중국 20%, 일본 20%, 유럽 10% 수준이다. 노랑풍선[104620]을 통해 출발하는 패키지 해외여행 예약인원도 30%가량 늘었다.
교원투어 관계자는 "주요 여행지는 대부분의 좌석이 이미 소진된 상태"라며 "연휴 막바지에 출발하는 일정의 상품은 일부 좌석이 남아 있어 잔여 좌석을 중심으로 신규 예약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처럼 긴 연휴에 여행사들은 특수 기대감이 크지만, 소상공인들은 소비가 살아날 기미가 없다며 낙심하는 분위기다.
내수 경기 침체 장기화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연휴마저 길어 장사가 더 위축될까 봐서다.
국내에 머물며 백화점과 아웃렛 등을 찾는 고객도 경기 부진으로 지갑을 여는 데 인색할 것이라는 염려도 있다.
정부도 연휴가 길어져도 내수진작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근로자의 날과 토요일 사이에 낀 5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올해 설 연휴에도 중간에 낀 월요일인 1월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돼 엿새간의 황금연휴가 생기자 내수 진작보다 해외 출국자 수가 늘어나는 역효과가 생겼다.
지난 1월 해외로 나간 우리 국민은 297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3% 증가했다.
이는 2019년 같은 달보다 2.1% 많은 것이다.
특히 5월 연휴 기간 광화문 등 직장인을 상대로 한 오피스상권의 음식점과 카페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연휴 내내 직장인들이 출근하지 않아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것이다.
강남 역삼역 인근 사무실이 몰려있는 골목에 있는 카페를 운영하는 주인은 "근로자의날이 목요일이라 다음날인 금요일에 회사 전체가 쉬는 곳들이 많다고 들었다"며 "문을 열긴 열지만, 대체공휴일(6일)까지 거의 개점휴업이나 마찬가지"라고 걱정했다.
광화문 복합상가에 있는 한 중국집 종업원은 "대로변에 있는 음식점들은 휴일에도 유동 인구가 좀 있지만 지하나 2·3층, 구석에 있는 음식점들은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황금 휴일이 그다지 반갑지 않다"고 말했다.
샐러드·샌드위치 매장 주인은 "어린이날과 대체공휴일에는 문을 닫으려고 한다"며 "고객 대부분이 점심에 찾는 직장인인데 휴일에 문을 열면 인건비도 안 나온다"고 울상을 지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영업자들은 황금연휴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고 토로한다.
서초구에서 퓨전 음식점을 운영 중인 점주는 "사람들이 돈을 아껴 해외여행을 가다 보니 자영업자는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며 "쉬지도 못하는 데 매출도 나오지 않는다"고 한숨을 쉬었다.
류필선 소상공인연합회 전문위원은 "소상공인들에게는 연휴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은데 도심 상인들은 공동화 현상으로 하루 매출이 날아가는 문제까지 생긴다"며 "임시공휴일 지정이 내수진작으로 이어지려면 소비 쿠폰 등 소비 활성화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백화점과 아웃렛도 황금연휴에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즐길 거리를 풍성하게 준비 중이지만 '연휴 특수'가 예전만 못하다는 분위기다.
통계청의 속보성 지표인 나우캐스트에 따르면 올해 설 연휴 전후인 1월 24∼31일 국내 신용카드 사용액은 전주 대비로 34% 감소했다.
4주 전과 비교해서는 8% 줄었다.
연휴에 오히려 가계 지출이 감소한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특수'라고 부를 만큼 매출이 뛰었는데 최근에는 연휴에 주말만큼 매출이 확 늘지는 않는다"며 "대형쇼핑몰에 고객이 몰려도 식음료 매장만 이용하고 근처 나들이를 가는 경우가 많아 실제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aeran@yna.co.kr, chacha@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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