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다섯 달 만에 익절합니다.” “드디어 박스권 탈출하나요.” (LG생활건강 온라인 종목토론방)

한때 ‘황제주’(주가 100만원) 자리에 올랐던 LG생활건강이 증권가의 잇따른 목표주가 상향에 힘입어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소폭 상회한 덕분이다. 전문가들은 2분기를 저점으로 올 하반기부터 실적 성장세가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29일 오후 3시 현재 LG생활건강은 전일 대비 2만2000원(6.90%) 오른 34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는 장중 9.25% 급등한 34만85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K-뷰티 대표주자인 LG생활건강은 지난 4년간 실적 부진에 시달리며 주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주가는 지난 2021년 7월 장중 178만4000원까지 치솟으며 황제주 자리를 지켰으나 현재 30만원대 박스권에서 고전하고 있다.

이날 주가가 반등한 건 올해 1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며 증권가의 눈높이도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날 LG생활건강은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142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7%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번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35만원에서 40만원으로 올리고, 투자의견도 기존 ‘중립’에서 ‘매수’ 상향 조정했다. 그밖에 키움증권(40만원→45만원), 하나증권(40만원→42만원) 등 증권사 4곳이 LG생활건강에 대한 목표주가를 올려 잡았다.

삼성·대신증권(32만원→34만원)이 상향 조정한 목표주가는 이미 뛰어넘은 상황이다. 다만 삼성증권과 대신증권은 투자의견을 각각 ‘중립’과 ‘시장수익률(마켓퍼폼)’으로 유지했다.

증권가에서는 LG생활건강이 업계 비수기에 속하는 1분기에도 미국과 일본 등 비중국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며 성장 동력을 갖춰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 법인 주주배정 유상증자 참여에도 주목했다. 전날 LG생활건강은 북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북미 법인(LG H&H USA)이 진행하는 약 1860억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LG H&H USA는 미국 내 LG 브랜드 성장을 이끌 핵심 주체지만, 그동안 구조조정에 집중하느라 성장 투자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며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필요한 인프라와 자금 여력을 확보한 만큼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성장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전 사업부 수익성 방어 국면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한솔 대신증권 연구원은 “자체브랜드의 북미, 일본 성장세가 지속되며 지역 다각화를 한 건 긍정적”이라면서도 “중국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지만, 실적으로 온기 반영되기 전까지는 주가 반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수익성 관리가 초점이 된 중국·면세·국내 전통 채널은 향후에도 시장 수준 혹은 그 이하의 성장이 예상된다”며 “이들 채널의 매출 기여도가 여전히 크기 때문에 회사가 주력 시장으로 선회한 미국·일본이 얼마나 빠르게 매출과 이익에 기여하는지가 향후 실적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