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 일정…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첫 방문도착 후 정용진 회장 자택으로 이동 만찬내일 주요 대기업 총수 20명 안팎 면담…10∼30대그룹 포함정·관계 인사와 만날 계획 없어
전성훈
입력 : 2025.04.29 19:13:24I수정 : 2025.04.29 20:12:09
1박 2일 일정…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첫 방문도착 후 정용진 회장 자택으로 이동해 만찬 내일 주요 대기업 총수 20명 안팎 면담…10∼30대그룹 포함정·관계 인사와 만날 계획 없어
트럼프 주니어 김포공항 도착 (서울=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29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 도착,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는 트럼프 주니어는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와 개별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2025.4.29 [공항사진기자단]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전성훈 김보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회장의 초청으로 29일 오후 한국을 찾았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오후 6시 25분께 새 여자친구인 베티나 앤더슨과 함께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했다.
트럼프 주니어가 탄 전세기 비스타젯 9H-VJJ편의 애초 착륙 시간은 오후 4시 45분이었으나 출발이 다소 지연되면서 예정시간보다 1시간 40분가량 늦게 도착했다.
검은색 모자를 쓰고 긴소매 셔츠에 베이지색 바지를 입은 편안한 복장의 트럼프 주니어는 도착 직후 간단한 수속을 마친 뒤 준비된 차량을 타고 공항을 빠져나갔다.
수십명의 국내 취재진이 현장에 대기했으나 이렇다할 접촉은 없었다.
트럼프 주니어는 정 회장 부부와 만찬을 하기 위해 곧바로 정 회장의 자택으로 이동했다.
트럼프 주니어가 한국을 찾은 것은 한 보수 청년단체가 주관한 정치 콘퍼런스 '빌드업코리아 2024' 행사 참석차 지난해 8월 이래 8개월 만이다.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로는 첫 방한이다.
트럼프 주니어 김포공항 도착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29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 전용기로 도착, 버스에 오르고 있다.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는 트럼프 주니어는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와 개별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2025.4.29 cityboy@yna.co.kr
1박 2일의 짧은 일정인 그의 이번 방한은 국내 재계 인사 가운데 가장 교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정 회장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이면에는 트럼프 행정부와 소통할 수 있게 가교 역할을 해달라는 국내 재계의 요청이 있었다고 한다.
트럼프 주니어는 오는 30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주요 대기업 총수와 릴레이 단독 면담을 갖는다.
미국의 통상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연결되는 유력 인사와 한국 재계 간 사실상 첫 소통이어서 어떤 내용이 논의되고 어떤 결과가 도출될 지 주목된다.
미국 사업 비중이 큰 반도체, 자동차, 에너지, 전자, 철강, 방산 등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 총수가 트럼프 주니어와의 만남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적으로 면담 대상자 수는 20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선 10대 그룹 총수 상당수가 면담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관측한다.
일부 총수는 대면 방식이나 해외 일정 등을 이유로 최종 참석 여부를 아직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10대 그룹 총수 가운데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은 해외 체류 일정으로 참석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주니어 김포공항 도착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탑승한 항공기가 29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 착륙하고 있다.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는 트럼프 주니어는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와 개별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2025.4.29 cityboy@yna.co.kr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인 관계로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이 대신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이날 방한한 존 펠란 미국 해군성 장관과 함께 HD현대중공업[329180] 울산조선소를 둘러볼 예정이어서 면담 일정을 잡기가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 대한 식품 비중이 높은 CJ그룹의 이재현 회장, 미국에서의 에너지 사업 확대를 모색하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002320]그룹 회장 등도 면담 가능성이 점쳐진다.
재계 순위 20∼30대 그룹 중에선 미국과의 인공지능(AI) 협업을 추진하는 이해진 네이버(NAVER)[035420] 의장이 면담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이름 있는 일부 중견기업 회장들이 트럼프 주니어와의 만남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면담 시간은 개인당 짧게는 30분 안팎, 길게는 1시간 내외로 알려졌다.
대기업 총수들은 이 자리에서 미국 정부가 책정한 고율의 상호 관세가 양국 경제에 미칠 파장 등을 설명하고 관세율이 최소화되도록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나 에너지, 자동차 등 업종별 대미(對美) 투자나 경제 협력 확대 방안도 협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주니어 [AP=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재계에선 이번 면담이 트럼프 주니어가 주로 재계 총수들의 얘기를 경청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상호 관세가 현실화하면 한국기업의 미국 현지 사업과 대미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리 기업들의 우려와 이를 타개할 방안이 대화의 주제가 되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대기업 총수 외에 정·관계 인사와 만날 계획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외국에서 그 나라 정·관계 인사를 만나려면 먼저 미국 백악관과 협의를 해야 하는데 사전에 이런 절차가 없었고 앞으로도 협의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공식 직함은 없지만 '막후 실세'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JD 밴스 상원의원을 부통령으로 추천한 것도 트럼프 주니어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번 방한의 연결고리가 된 정 회장과 '호형호제'할 정도로 막역한 사이다.
인간·정서적으로는 물론 같은 개신교 신자라는 종교적 유대도 깊다.
정 회장은 지난해 12월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5박 6일간 머물렀다.
당시 당선인 신분이던 트럼프 대통령과도 대면해 긴 시간 대화를 나눴다.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을 계기로 워싱턴을 찾았을 때도 트럼프 주니어의 주선으로 정·관계 유력 인사들을 두루 접촉했다.
당시 부인 한지희 여사와 함께 트럼프 주니어와 기념 촬영을 하며 우애를 과시하기도 했다.
트럼프 주니어 만난 정용진 회장 (서울=연합뉴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부인 한지희 여사가 지난 1월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트럼프 주니어를 만나고 있다.2025.1.21 [신세계그룹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