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 넘보다 1,300원대로…환율 변동성 2년5개월 만에 최대

美 관세에 환율 롤러코스터…원/달러 환율 일평균 9.7원 움직여"미·중 협상에 내렸지만 불확실성 커서 출렁임 계속될 수도"
민선희

입력 : 2025.05.04 06:03:01


딜링룸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기자 =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미국 관세정책에 휘둘려 급등락하면서 하루 평균 변동성이 2년 5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미·중 관세 협상 진전 기대로 환율이 다소 하락했지만 국내외에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 큰 폭으로 출렁이는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 4월 환율 일평균 변동 폭 9.7원…2022년 11월 이후 최대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중 원/달러 환율의 평균 변동 폭과 변동률(전일 대비·주간 거래 기준)은 각각 9.7원, 0.67%로 집계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 기대로 환율이 급등락했던 지난 2022년 11월(12.3원·0.9%) 이후 변동성이 가장 컸다.

3월(4.3원·0.29%)에 비해서도 2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환율은 미 상호관세가 발효된 지난달 9일 주간 거래에서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1,487.6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그러나 이틀 뒤인 11일 야간 거래에서는 1,420.0원으로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발효 13시간여만에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는 90일 유예한다고 밝힌 영향이다.

이후 미국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여러 국가와 관세 협상을 시작하자 환율은 1,410∼1,440원대에서 등락했다.

지난 2일엔 미·중 통상 협상 진전 기대에 비상계엄 사태 이후 최저 수준인 1,405.3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으며, 야간 거래 중 1,391.5원까지 내렸다.

장 중 저가 기준으로 계엄 전인 지난해 11월 29일(저가 1,390.2원) 이후 가장 낮았다.

◇ "미·중 협상 모드 전환…원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 전문가들은 환율이 당분간 1,400원 선에서 등락하고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중 통상 협상 진전으로 환율이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각을 세우고 협상을 거부하던 중국이 마침내 협상 여지를 보였는데 이는 원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 자산 가격이 반등하는 등 미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은 것은 원화에 약세 요인이지만 현재 원화 가치는 과소평가 됐다고 판단한다"며 상반기 환율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환율이 6월 말까지 1,390∼1,450원, 하반기 1,360∼1,460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도 환율 수준을 6월 말까지 1,370∼1,500원, 하반기 1,300∼1,450원으로 전망했다.

변동 폭은 클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4월 상호관세 부과로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관세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원화는 중국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와 높은 동조를 보여서 미·중 무역 협상이 중요하다"며 "타결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양측이 요구 사항을 주고받고 있는 만큼 현재보다는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관세 협상 불확실성 남아…정국 불안 장기화는 원화에 악재" 환율을 다시 끌어올릴 요인으로는 관세 협상 불확실성, 국내 경기 부진, 정국 불안 등이 꼽힌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환율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상호관세 협상이 기한 내 잘 타결되지 않는다면 환율이 다시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6월 말까지 환율 수준을 1,420∼1,480원으로 제시했다.

하반기엔 새 정부의 전방위적인 경기부양 조치가 있을 경우 1,350∼1,450원, 경기부양책 부재 시 1,400∼1,500원으로 예상했다.

이낙원 NH농협은행 FX파생전문위원도 "5월에도 변동성이 큰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미·중 관세전쟁과 관련해 불확실성은 여전하고, 달러인덱스, 미 국채 금리, 위안화 등 원화와 상관관계가 큰 지표도 등락이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상반기 환율 범위로 1,380∼1,475원, 하반기 환율 범위로 1,350∼1,440원을 전망했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미·중 협상 긍정 효과 기대 측면에서 원화 강세가 탄력을 받을 수 있지만 최근 국내 정치 상황과 관련한 위험은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경제가 1분기 역성장을 하는 등 예상보다 부진했던 가운데 다음 달 신정부가 출범 후에도 정치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환율 범위를 상반기 1,400∼1,440원, 하반기 1,390∼1,460원으로 예상했다.

ssun@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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