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지난해 자산재평가로 재무구조를 개선한 유통·레저주들의 주가가 올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부채비율 감소를 통해 이자비용를 줄인 후 업황 턴어라운드된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작년말 비상계엄사태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되며 주가는 52주 최저가를 찍었지만 올 들어서는 반등하고 있다.

자산재평가는 기업이 보유한 자산의 장부가액의 현재의 시장가치로 조정하는 회계처리다. 유통·레저주들은 우수한 입지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자산의 장부가액이 오래 전 토지가격에 따라 작성된 탓에 실제 가치와 차이가 크다.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자산재평가를 진행하면 재무제표의 신뢰성을 제고하는 효과가 있다. 자산가치 상승으로 재평가잉여금이 발생해 자본이 늘고 부채비율이 줄어드는 효과까지 나온다. 자산가치가 늘어나면서 주가순자산가치(PBR)이 줄어들어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진다는 장점도 있다. 적자로 재무구조가 악화된 회사들이 재평가 비용을 지출하면서 자산재평가를 시도하는 이유다.

지난 2일 롯데관광개발은 연초 대비 주가가 42% 상승한 1만87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다.

롯데관광개발은 제주 롯데드림타워 복합리조트의 건물 및 토지 지분를 자산재평가해 2024년 1분기 결산에 반영한 바 있다. 기존 장부가 1조2130억원과의 차액 6275억원이 자산으로 반영되면서 자기자본이 8.7배로 증가했다.

자산재평가를 통해 부채비율을 크게 줄인 롯데관광개발은 작년부터 중국인 관광객 수가 회복되면서 영업이익도 흑자로 반전됐다. 올 1분기에는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롯데드림타워 카지노 방문객이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간 실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인 한시적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면 중국인 관광객 수가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전세 크루즈 운항을 시작하며 여행 부문 역시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호텔신라 역시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크게 뛰었다. 호텔신라는 지난 1월 자산(토지)재평가 결과 9372억원 규모의 재평가 차액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자산총액(3조8100억원)의 24.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번에 재평가 대상인 서울 장충동 호텔부지는 기존 장부가액이 1917억원 이었으며, 이번 재평가결과 1조1200억원으로 나타났다.

호텔신라는 올 1분기 면세점의 영업손실은 50억원으로 전년동기(59억원) 보다는 큰 폭으로 악화됐지만, 전분기(-439억원)에 비해서는 적자 폭이 크게 축소되면서 향후 실적 개선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저마진 도매 매출을 줄이는 등 업계 구조조정 노력으로 면세점 업황 저점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쇼핑도 작년말 토지자산에 대한 재평가를 15년만에 진행해 재평가 차익 9조5000억원을 거뒀다. .재평가를 통해 부채비율을 약 61.8%포인트 낮추는 효과를 냈다.

롯데쇼핑 주가는 연초 대비 40% 상승했는데 내수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홈플러스 반사효과를 누릴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최근엔 관세에서 자유로운 내수 업종이라는 것도 주가 반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의 백화점 사업 또한 조기 대선 전후로 새 정부의 내수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유효하고, 해외 출점 확대 등이 긍정적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