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파고에도 회사채 시장 순항…"5월 실적시즌 기업별 차별화"

증권가 "채권 시장 주변 자금 풍부하나 관세·내수 침체 영향 주시"
임은진

입력 : 2025.05.11 06:05:02


회사채(일러스트)
제작 김민준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회사채 시장이 이달 들어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1분기 실적 공시 시즌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에 따른 업체별 차별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연합인포맥스와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3년 만기 국고채와 회사채(무보증·AA-) 간 금리 차이인 크레딧 스프레드는 58.0bp(1bp=0.01%포인트)를 기록했다.

한 달 전 56.7bp였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확대되기는 했지만 그 폭은 크지 않다.

연초 68.4bp였던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축소됐다.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AA- 등급과 A+ 등급 간 금리 스프레드도 지난 한 달 동안 32.1bp에서 33.2bp로 큰 변화가 없다.

이는 통상 1∼2월 기관 투자자가 적극적으로 채권을 매수하는 '연초 효과' 이후에도 채권 시장으로 자금이 지속해서 유입되면서 크레딧(신용 채권) 수요를 지탱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국내 채권형 펀드 360개의 설정액은 8일 현재 83조9천419억원으로, 한 달 동안 3조6천898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1천40개의 설정액이 1조2천596억원 늘어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많은 자금이 채권형 펀드로 들어온 것이다.

이는 국내 경기 침체 우려에다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하 기대감 지속에 채권 시장으로 자금이 몰린 영향이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형 펀드 및 MMF(머니마켓펀드) 잔고가 꾸준히 증가하는 등 채권 시장 주변 자금은 여전히 풍부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에 우량 등급은 물론, 비우량 등급의 회사채도 최근 수요 예측에 잇달아 성공하고 있다.

신용 등급이 BBB+인 한진칼[180640]의 경우 지난달 진행한 만기 2년과 3년물 총 500억원 규모의 수요 예측에서 각각 3.5배, 4배의 수요가 몰렸다.

이에 발행 금리도 개별 민평 금리보다 각각 52bp, 66bp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A0 등급의 한솔제지[213500]도 만기 2년과 3년물 총 600억원 발행에 각각 6.57배, 8.43배 응찰하면서 낙찰 금리가 -30bp, -36bp로 결정됐다.

다만 A- 등급의 하림지주[003380] 만기 1.5년물의 경우 700억원 모집에 880억원이 몰렸지만, 2년물은 500억원 수요 예측에 주문이 400억원에 그쳐 미매각이 발생하기도 했다.

증권가는 아직 크레딧 스프레드의 축소 여력이 있는 만큼 5월에도 크레딧 시장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이번 달에는 올해 1분기 실적 공시가 있는 달인 만큼 회사별로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김기명 연구원은 "5월은 1분기 실적 공시가 있는 달로 회사채 발행 프로세스 진행에 제약이 있어 회사채 발행이 줄어들 것"이라면서도 "채권 시장 주변 자금은 풍부한 상태로 회사채 수요 예측에서 전반적으로 오버부킹(초과 주문)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강세 발행 경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그는 "트럼프발 관세 부과와 내수 침체에 따른 기업 실적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재무 안정성 등 펀더멘털에 따른 업체별 차별화 현상은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화학 업종 같은 장기적 업황 부진과 적자 시현 기업도 견조한 고금리 크레딧 수요로 대체로 발행 호조를 보였다"면서도 "관세 영향에 따른 업종별, 기업별 차별화가 심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ngin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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