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은 협력 확대…美는 해외연구 지원 중단"…국제협력 막히나

美 NIH, 해외 하위연구비 지원 중단…과기부, 협력 지속성 논의 위해 방미
조승한

입력 : 2025.05.12 06:00:04


연구개발(R&D) 사업(PG)
[이태호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신규 국제협력 연구비 지급 중단을 선언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연구개발(R&D) 국제협력 끊기가 구체화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보스턴 코리아 사업 등을 통해 미국과 의학 R&D 협력에 매년 수백억 원을 투입하는 가운데 미국 정부의 R&D 예산 삭감 등 관련 정책이 시행되자 한국과의 협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상황 파악에 나섰다.

12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NIH는 지난 1일 미국 연구자들이 해외 협력 연구자들과 공유하는 연구비인 '해외 하위 연구비 지원'(foreign subawards)을 9월 말까지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해외 하위 연구비는 연구과제를 받은 연구자가 해외 공동연구자에게 재지급하는 연구비인데, 9월 말 새 지원 체계를 만들기 전까지 신규 연구비 신청을 허가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NIH는 현재 진행 중인 연구비 지원에는 소급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상당수 하위 연구비가 매년 연구비를 협약해 지원받는 체계인 만큼 과학자들은 이번 조치로 국제협력이 끊길 것으로 우려한다.

특히 NIH는 해외 지원금 없이 프로젝트가 실행 가능하지 않을 경우 수혜기관과 협력해 프로젝트 종료를 협상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NIH는 지난 회계연도에 3천600건 이상의 해외 하위연구비 지원을 승인했으며 이를 통해 4억달러(약 5천598억원) 이상을 지원했다.

한국도 유전체 공동연구 등에 매년 수십억 원을 지원받아 왔지만, 협력이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 연방정부 재정지출 내역을 공개하는 사이트인 USA스펜딩닷고브(USASpending.gov)에 따르면 최근 2년간 한국에 지급된 하위 연구비는 약 710만 달러(100억원) 수준이다.

이번 조치는 미국 비영리 단체 에코헬스 얼라이언스에 지급된 보조금에 대한 심사 후 이뤄졌다.

에코헬스는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 하위 연구비를 지원했는데, 일각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출된 경로로 이 연구소를 지목하면서다.

또 지난주 트럼프 행정부가 NIH 예산을 180억달러(약 25조3천억원) 삭감한 270억달러(약 38조원)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한 달 새 연구자금 18억1천만달러(약2조5천억원)를 취소하는 등 예산을 대폭 축소하는 과정에서 국제협력도 줄이는 절차를 밟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NIH 지원을 받는 국내 한 대학 교수는 "올해 2월 심사가 예정되어 있던 것도 내내 심사를 못 하다 얼마 전 끝냈는데, 다시 지원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삭감에 따른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NIH는 국제협력에 있어 보수적이었는데 이제는 외국인 연구자가 연구에 들어오면 왜 데려와야 하는지 설명해야 연구비를 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새로 지원받으려 했던 연구자들은 심각한 상황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미국의 R&D 국제협력 끊기가 구체화하면서 미국과 3억달러(약 4천198억원) 규모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한국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월례브리핑을 열어 유상임 장관이 14일 방미해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 실장, 에너지부 부장관 등과 만나 국제협력 지속성을 주요 의제로 논의한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브리핑에서 "미 연방정부가 국가 R&D 대폭 삭감 명령을 내려서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미국과 공동연구가 지속될 수 있을지 굉장히 의심스럽고 우려가 있어 그 문제에 대해 파악하기 위해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shjo@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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