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휴전 불응' 러시아 압박…편법 원유수출 봉쇄 추가제재

獨총리 "15일 평화협상에 푸틴 나와 젤렌스키와 대화해야"17차 제재는 '그림자 선단'…휴전 거부 대비한 18차 제재도 준비
임화섭

입력 : 2025.05.14 17:00:27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모스크바 리아노보스티 AP=연합뉴스 자료사진) 2025년 5월 11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얘기하고 있다.(Sergei Bobylev/Photo host agency RIA Novosti via AP) 2025.5.14.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서방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무조건 30일간 휴전' 제안을 수용토록 압박하는 가운데,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러시아의 편법 원유 수출을 봉쇄하기 위한 대(對)러시아 제17차 제재에 합의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AFP통신과 타스통신에 따르면 브뤼셀에서 열린 EU 27개 회원국 상주대표회의에서 각 회원국을 대표하는 외교관들이 이런 제재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EU는 러시아가 국제 제재를 피해 원유를 수출하는 데 사용해 온 '그림자 선단'에 속한 유조선 약 200척을 제재 목록에 올리기로 했다.

'그림자 선단'은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후 서방의 제재를 피해 원유를 수출하기 위해 국적과 소유 구조 등을 둔갑해 운영하는 유조선들을 의미한다.

EU는 러시아 군부에 제품을 공급하는 데 협조해 온 베트남, 세르비아, 튀르키예 등의 기업들도 제재 대상에 포함키로 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비자 발급 금지, 자산 동결 등 조치가 내려진 2천400개 기업과 개인에 더해 러시아 관계자 수십명을 제재 명단에 추가할 예정이다.

EU는 또 유럽에서 발생한 사이버공격, 인권침해, 파괴행위 등과 관련해 러시아 국적자 개인들에 대한 제재도 추가키로 했다.

이번 제재는 이달 20일로 예정된 EU의 외교·국방 분야 장관 회의체 '외교이사회'(FAC)에서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EU는 러시아가 휴전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제18차 제재를 포함한 '대규모 제재'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인테르팍스-BNS(발트뉴스서비스) 통신에 따르면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13일 코펜하겐에서 기자들을 만나 "제17차 제재 패키지가 다음 주 FAC에서 채택될 것으로 희망한다.

그리고 나서 다음 (제18차 제재) 패키지를 준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런던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2025년 5월 1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영국, 프랑스, 독일, 폴란드, 이탈리아, 스페인, 유럽연합(EU)의 '바이마르+' 그룹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하기 전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기자들을 만나 얘기하고 있다.(Photo by Carlos Jasso / POOL / AFP) 2025.5.14.

다만 EU 관계자들은 이번 제17차 제재 패키지가 예전 차수 패키지들에 비해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이는 제재 대상 선정에 회원국간 입장이 엇갈려 갈수록 합의가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카야스 고위대표는 제재를 회피하는 사례가 큰 문제라며 제재 회피자들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을 이미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EU가 제재 회피를 돕는 다른 나라들과도 대화하고 있지만 EU 내부도 살펴봐야 한다면서 러시아로부터 물건을 사들이고 러시아에 물건을 팔고 하고 싶어하는 유럽 기업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우크라이나전 평화협상에 이번 주 내로 실질적 진전이 없으면 EU가 러시아를 상대로 추가 제재에 나설 것이라고 13일 말했다.

메르츠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미국 중재로 열릴 예정인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협상에 직접 참여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휴전과 평화를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13일 저녁 국내 TV방송에 출연해 러시아가 휴전 제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금융 서비스와 석유, 가스 부문에서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solatido@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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