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치거나 아프면 대책 없어요”…취약한 의료에 우는 농어촌

이지안 기자(cup@mk.co.kr)

입력 : 2025.05.16 13:47:14 I 수정 : 2025.05.16 13:54:03
농어촌 보건복지 만족도 낮아
분만·응급의료 서비스 취약해
도시 6.8점, 농어촌 4.9점


[사진=연합뉴스 제공]
농어촌 지역의 보건복지 서비스에 대한 주민 만족도가 도시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분만·응급의료 등 생명과 직결된 분야에서 격차가 두드러져, 농어촌의 의료 불균형이 여전히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2024 농어촌 삶의 질 실태와 주민 정주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농어촌과 도시 간 삶의 질 차이는 여전히 존재하며, 특히 보건복지 분야에서 격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전국 17개 특·광역시·도에 거주하는 성인 남녀 365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보건·복지△교육·문화△정주기반△경제·일자리 등 4대 분야에 걸쳐 도농 간 만족도를 비교·분석했다.

보건복지 분야 ‘분만의료 서비스’에 대한 도시 주민의 만족도는 6.6점으로 나타난 반면, 농어촌 주민은 4.5점에 그쳤다. ‘의료 서비스 범위’ 역시 도시는 7.2점, 농어촌은 5.2점이었으며, ‘신속한 응급의료 서비스’에서는 도시 6.8점, 농어촌 4.9점으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이 같은 수치는 농어촌 지역이 여전히 ‘의료 취약지’임을 방증한다. 특히 분만 및 응급의료 인프라의 부족은 농어촌 주민들의 실질적 생활 불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국 250개 시·군·구 중 108곳(43.2%)이 분만의료 취약지로 분류된다. 이로 인해 일부 농어촌 지역 주민들은 원정 출산은 물론, 출산 이후에도 원정 산후조리를 감내해야 하는 현실에 처해 있다.

정부도 농촌의 의료 취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동진료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찾아가는 농촌 왕진버스’ 사업의 예산을 지난해 72억원에서 올해 90억원으로 확대했으며, 서비스 대상도 9만명에서 15만명으로 늘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간헐적 서비스 확대만으로는 구조적인 의료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분만이나 응급의료는 상시적이고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보건·복지 전략의 도농간 격차가 다른 분야에 비해 크다”며 “농어촌 주민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한 실질적인 정책적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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