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트럼프 車관세…미국 내 생산 줄고 찻값은 올라

2분기 북미 생산 12.6만대 감소할듯…지난달 車가격 2.5% 상승'美생산 늘고 소비자 혜택' 주장에 역행…전기차 판매 오히려 늘어
김보경

입력 : 2025.05.18 07:12:54


미국 트럼프 관세 정책 (PG)
[김선영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산 자동차에 부과한 25%의 관세가 본래 목적과는 다르게 미국 내 생산을 줄게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브랜드들의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미국 신차 평균 가격은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생산을 늘리고, 소비자들의 미국산 자동차 구매를 늘리기 위해 고안된 관세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키는 모양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18일 자동차시장 분석업체 오토포캐스트가 완성차 업체들이 발표한 생산량 변화 등을 고려해 추정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북미 자동차 생산은 작년 동기 대비 12만6천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 북미에서 생산된 1천601만대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제조업을 미국으로 되돌리기 위해 관세를 부과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는 반대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이 업체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수입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했고, 이번 달에는 자동차 부품으로 관세를 확대했다.

그는 국가 간 상호관세에 대해선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자동차 관세 등 품목 관세에 대해선 변경 여부를 일축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오토포캐스트는 이에 따라 올해 북미 자동차 생산량은 1천490만대로 작년 동기 대비 6.9%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이러한 생산 감소는 궁극적으로 판매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토포캐스트 샘 피오라니 부사장은 "북미 신차 생산 감소는 캐나다와 멕시코 관세와 관련된 생산 비용 증가에서 기인한다"며 "소비자는 캐나다산 미니밴이나 멕시코산 이쿼녹스가 추가 비용을 감당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겐하임증권에 따르면 미국의 자동차 관세는 올해 차량당 평균 제조 비용을 3천400달러(476만원)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 기다리는 자동차
[연합뉴스 자료사진]

관세에 따른 미국 내 자동차 가격 상승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자동차시장 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와 신용평가사 무디스 애널리틱스가 공동으로 발표하는 자동차 구입 능력 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내 평균 신차 가격은 2.5% 상승했다.

특히 월평균 차 할부액은 3% 증가한 753달러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가격 상승은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자동차 브랜드들이 대대적인 할인을 제공하는 가운데 나왔다.

관세가 미국산 자동차의 가격을 낮춰 소비자 선택권을 넓힐 것이라던 트럼프 주장과는 역행하는 모습이다.

콕스 오토모티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찰리 체스브로는 "여름에는 재고가 더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미국 소비자들은 자동차 구매에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전기차 의무화 폐지 등 트럼프 대통령의 친환경 정책 백지화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전기차 판매는 오히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P 글로벌 모빌리티는 지난 3월 미국 내 전기차 등록 대수가 11만5천758대로, 지난해 동월 대비 20% 급증했다고 말했다.

일반 승용차 판매 증가율이 14%인 것으로 고려하면 이를 뛰어넘는 수치다.

이로써 전체 판매량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0.4% 포인트 오른 7.5%를 기록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관세는 궁극적으로 미국 자동차 산업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고, 현지 전문가들도 이러한 여파를 경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트럼프 관세 정책 (PG)
[김선영 제작] 일러스트

vivid@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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