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 1등만 더 강해졌다'…쿠팡·이마트·올영 '호실적'
올해 1분기 실적으로 본 유통업 지형…불황에 대형사로 쏠림탄탄한 충성고객에 가격경쟁 체력 우위
전성훈
입력 : 2025.05.18 07:31:00
입력 : 2025.05.18 07:31:00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극심한 소비침체를 겪은 올해 1분기 유통 채널별로 선두 기업들이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전반적으로 줄어든 가운데 가격경쟁력과 고객 충성도가 높은 대형 업체로의 쏠림현상이 심화한 결과로 보인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런 현상은 쿠팡과 네이버(NAVER)[035420]가 양분한 온라인 쇼핑몰(이커머스)에서 두드러진다.
쿠팡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11조4천876억원·79억800만달러)이 21% 늘어 분기 최대치를 경신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가 반영된 점을 고려하더라도 소비침체 속에 일군 호실적이다.
달러 기준 매출 증가율은 11.2%다.
1년 새 시장 지배력도 눈에 띄게 커졌다.
데이터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가 집계한 올해 1분기 쿠팡의 신용·체크카드 추정 결제금액은 9조2천976억원으로 주요 10개 사를 합산한 금액의 63.3%를 차지한다.
이는 지난해 1분기(57.3%)보다 6%포인트나 높아졌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쿠팡의 대항마로 꼽히는 네이버의 실적 증가세도 뚜렷하다.
커머스 부문 1분기 매출은 12.0% 늘어난 7천879억원으로 분기 실적으로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직매입 구조인 쿠팡이 보유한 물건을 많이 팔아 매출이 증가했다면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오픈마켓 형태인 네이버는 입점사들의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수수료 매출을 늘렸다.
네이버가 지난 3월 12일 출시한 쇼핑앱 '네이버플러스스토어'가 1분기 실적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출 증대 가능성은 더 크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국내 온라인쇼핑몰의 허리층을 형성하는 토종 플랫폼들은 줄줄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SSG닷컴(쓱닷컴)은 1분기 매출이 3천56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3.7% 감소했고 G마켓 매출도 2천6억원으로 21% 줄었다.
11번가 매출 역시 30% 감소한 1천139억원에 그쳤다.
이들 업체의 실적 부진은 만성적인 손실 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서 적잖은 고객이 이탈했기 때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업계 한 관계자는 "고물가 여파로 가격 민감도가 커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가격경쟁력을 유지할 체력을 보유한 플랫폼이 더 효과적으로 고객을 묶어둘 수 있었던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 모바일인덱스가 집계한 지난 2월 기준 온라인 쇼핑몰 재구매율(추정치)을 보면 SSG닷컴(43.29%), G마켓(48.33%), 11번가(47.71%) 모두 50%를 밑돈다.
해당 쇼핑몰 구매 고객 10명 중 4명 정도만 다시 찾았다는 뜻이다.
반면 쿠팡의 재구매율은 83%에 이른다.
지난 3월 기준 1인당 구매액도 쿠팡이 9만9천434원으로 가장 많았다.
신세계백화점의 온라인몰을 겸하는 SSG닷컴이 9만8천186원으로 근접했을 뿐 G마켓(4만204원)과 11번가(33만512원)는 절반을 밑돌았다.
할인점 2위 업체인 홈플러스의 돌발 기업회생 절차(법정관리) 개시로 시장 변동성이 커진 대형마트업에서는 선두 기업인 이마트[139480]의 선전이 돋보인다.
이마트는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매출이 4조6천258억원으로 10.1% 증가했으나 3위 업체인 롯데마트(국내 사업 기준)는 1조184억원으로 3.4% 감소해 대비됐다.

대형마트 vs 온라인쇼핑몰(쿠팡) 최저가 경쟁 점입가경(CG)
<<연합뉴스TV 제공>>
슈퍼마켓 체인인 이마트에브리데이와 편의점 이마트24 등을 포함한 통합매입을 기반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한 게 주효했다는 게 업계의 관전평이다.
매달 '가격 파격 선언', '고래잇 페스타' 등 대규모 행사를 연달아 진행하며 가격과 물량으로 경쟁사를 압도했다는 것이다.
1분기 이마트의 고객 수가 2% 이상 증가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된다.
전통의 유통 채널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건강·미용(H&B) 업종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한 CJ올리브영도 올해 1분기 호실적으로 기록하며 시장 지배력을 키웠다.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14.4% 증가한 1조2천342억원으로 1분기 기준 역대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모바일인덱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용·체크카드 결제 점유율도 67.4%로 건강·미용(H&B) 업종에선 쿠팡에 버금가는 지배력을 구축했다.
유통업계에선 각 사업 부문 1위 사업자가 승승장구하는 이른바 '승자 독식' 현상이 시간이 갈수록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지출 여력이 줄어든 소비자를 유인하는 핵심 요소는 가격과 신뢰도인데, 이는 시장지배 사업자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탄탄한 고객 기반에 사업을 확장할 체력도 충분한 경쟁 우위 사업자들이 앞으로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소비침체가 장기화할수록 1등 중심의 '판짜기'는 가시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ucho@yna.co.kr(끝)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전반적으로 줄어든 가운데 가격경쟁력과 고객 충성도가 높은 대형 업체로의 쏠림현상이 심화한 결과로 보인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런 현상은 쿠팡과 네이버(NAVER)[035420]가 양분한 온라인 쇼핑몰(이커머스)에서 두드러진다.
쿠팡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11조4천876억원·79억800만달러)이 21% 늘어 분기 최대치를 경신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가 반영된 점을 고려하더라도 소비침체 속에 일군 호실적이다.
달러 기준 매출 증가율은 11.2%다.
1년 새 시장 지배력도 눈에 띄게 커졌다.
데이터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가 집계한 올해 1분기 쿠팡의 신용·체크카드 추정 결제금액은 9조2천976억원으로 주요 10개 사를 합산한 금액의 63.3%를 차지한다.
이는 지난해 1분기(57.3%)보다 6%포인트나 높아졌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쿠팡의 대항마로 꼽히는 네이버의 실적 증가세도 뚜렷하다.
커머스 부문 1분기 매출은 12.0% 늘어난 7천879억원으로 분기 실적으로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직매입 구조인 쿠팡이 보유한 물건을 많이 팔아 매출이 증가했다면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오픈마켓 형태인 네이버는 입점사들의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수수료 매출을 늘렸다.
네이버가 지난 3월 12일 출시한 쇼핑앱 '네이버플러스스토어'가 1분기 실적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출 증대 가능성은 더 크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국내 온라인쇼핑몰의 허리층을 형성하는 토종 플랫폼들은 줄줄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SSG닷컴(쓱닷컴)은 1분기 매출이 3천56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3.7% 감소했고 G마켓 매출도 2천6억원으로 21% 줄었다.
11번가 매출 역시 30% 감소한 1천139억원에 그쳤다.
이들 업체의 실적 부진은 만성적인 손실 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서 적잖은 고객이 이탈했기 때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업계 한 관계자는 "고물가 여파로 가격 민감도가 커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가격경쟁력을 유지할 체력을 보유한 플랫폼이 더 효과적으로 고객을 묶어둘 수 있었던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 모바일인덱스가 집계한 지난 2월 기준 온라인 쇼핑몰 재구매율(추정치)을 보면 SSG닷컴(43.29%), G마켓(48.33%), 11번가(47.71%) 모두 50%를 밑돈다.
해당 쇼핑몰 구매 고객 10명 중 4명 정도만 다시 찾았다는 뜻이다.
반면 쿠팡의 재구매율은 83%에 이른다.
지난 3월 기준 1인당 구매액도 쿠팡이 9만9천434원으로 가장 많았다.
신세계백화점의 온라인몰을 겸하는 SSG닷컴이 9만8천186원으로 근접했을 뿐 G마켓(4만204원)과 11번가(33만512원)는 절반을 밑돌았다.
할인점 2위 업체인 홈플러스의 돌발 기업회생 절차(법정관리) 개시로 시장 변동성이 커진 대형마트업에서는 선두 기업인 이마트[139480]의 선전이 돋보인다.
이마트는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매출이 4조6천258억원으로 10.1% 증가했으나 3위 업체인 롯데마트(국내 사업 기준)는 1조184억원으로 3.4% 감소해 대비됐다.

<<연합뉴스TV 제공>>
슈퍼마켓 체인인 이마트에브리데이와 편의점 이마트24 등을 포함한 통합매입을 기반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한 게 주효했다는 게 업계의 관전평이다.
매달 '가격 파격 선언', '고래잇 페스타' 등 대규모 행사를 연달아 진행하며 가격과 물량으로 경쟁사를 압도했다는 것이다.
1분기 이마트의 고객 수가 2% 이상 증가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된다.
전통의 유통 채널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건강·미용(H&B) 업종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한 CJ올리브영도 올해 1분기 호실적으로 기록하며 시장 지배력을 키웠다.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14.4% 증가한 1조2천342억원으로 1분기 기준 역대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모바일인덱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용·체크카드 결제 점유율도 67.4%로 건강·미용(H&B) 업종에선 쿠팡에 버금가는 지배력을 구축했다.
유통업계에선 각 사업 부문 1위 사업자가 승승장구하는 이른바 '승자 독식' 현상이 시간이 갈수록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지출 여력이 줄어든 소비자를 유인하는 핵심 요소는 가격과 신뢰도인데, 이는 시장지배 사업자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탄탄한 고객 기반에 사업을 확장할 체력도 충분한 경쟁 우위 사업자들이 앞으로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소비침체가 장기화할수록 1등 중심의 '판짜기'는 가시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ucho@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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