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중순까지 대미 수출은 14.6% 뚝···통상당국 “이달부터 美관세영향 실질적 반영”

유준호 기자(yjunho@mk.co.kr)

입력 : 2025.05.21 15:44:49
10대 수출품 중 8개 품목
전년대비 수출액 역성장
가전·車부품 등 부진 심화
1∼4월 대미 철강수출 10%↓
산업연 “5∼6월부터 본격 영향권”


미국의 관세 부과가 우리 수출지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5월 중순(1~20일)까지 대미 수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14.6% 급감하면서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도 같은 기간 2.4% 줄어들었다. 특히 우리나라 100대 수출 품목 중 8개 품목에서 수출액이 전년대비 역성장하며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21일 관세청이 발표한 ‘5월 1일~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액은 320억 달러, 수입액은 322억 달러로 집계됐다. 수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2.4%, 수입액은 2.5% 감소했다. 대미 수출 감소율은 14.6%로 수출 부진이 두드러졌고, 중국과 유럽연합도 수출액이 각각 7.2%, 2.7% 줄었다.

지난달 30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10대 수출 품목 중에서는 반도체(17.3%)와 선박(0.1%)만이 전년대비 수출액이 늘었다. 선박의 수출액 증가액이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나마 반도체만이 우리 수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석유제품 수출이 전년대비 24.1% 줄어들면서 수출액 감소율이 가장 컸다. 가전제품(-19.7%)과 철강(-12.1%), 자동차부품(-10.7%)도 두자릿수대 수출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출지역담당관회의를 개최하고 주역 지역별 수출상황을 모니터링 했다. 특히 대미 수출에 현황에 대한 점검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산업부가 1~4월 중 주요 대미 수출 품목을 분석한 결과 전년대비 자동차 수출액은 20%, 일반기계와 반도체는 각각 22%, 19% 수출액이 줄었다.

정인교 통상교섭 본부장은 “5월에는 미국 관세조치의 영향이 실질적으로 반영되면서 미국과 중국 시장으로의 수출 감소가 예상된다”며 “유관기관들과 함께 비상체제로 지역별 수출 현장애로 맞춤형 지원 지속과 함께, 추경을 통해 편성된 ‘관세대응 바우처’, ‘관세대응 중소·중견 무역보험’ 등 예산을 신속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관세에 따른 품목별 수출 영향에 대한 분석도 본격화 되고 있다. 이날 산업연구원은 ‘미국의 보편관세 공표 후 철강 수출 동향 및 시사점’을 통해 5~6월 철강 수출분부터 미국의 관세 영향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했다. 통상 관세부과 영향은 부과시점 후 2~3개월 정도 이후에 나타난다는 점에서다.

산업연에 따르면 1~4월 미국을 제외한 한국의 대세계 철강 수출액은 전년 같은기간 대비 2.6%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대미 철강 수출은 10.2% 줄어들었다.

산업연 관계자는 “작년 동기에 비해 최근 대미 수출이 큰 감소를 보인 것은 지난해 대미 수출 실적이 201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데서 비롯한 현상”이라며 “트럼프 관세 효과는 철강 분야에서 아직 발현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산업연은 향후 한국 철강에 대한 대미 수요가 고부가 제품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내놨다. 실제 1~4월 중 범용재인 열연·중후판 품목의 수출은 각각 36.3%, 18% 감소했다. 반면 강관(10.3%)과 석도강판(29.2%) 등 미국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고부가 제품군의 수출은 전년대비 양호한 수출액 증가율을 기록했다.

산업연 관계자는 “향후 트럼프 2기의 철강 관세 효과도 품목별로 영향이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리 업계는 경쟁력 있는 제품 위주의 수출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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