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봤자 가상화폐라고?”…6000원 생수·800만원 그림, 다 비트코인 결제

이종화 기자(andrewhot12@mk.co.kr)

입력 : 2025.05.29 14:30:00 I 수정 : 2025.05.29 18:49:38
‘크립토 다보스포럼’ 비트코인 2025
물부터 집까지 비트코인으로 구매가능
美 최대 POS사도 결제시장 뛰어들어
비트코인 결제하는 손님 ‘인산인해’
90년된 패스트푸드점도 비트코인 허용


비트코인 2025 기념품샵에서 비트코인으로 기념품을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 비트코인으로 결제를 할 수 있다는 문구가 좌측에 크게 써 있다. [이종화 기자]
‘비트코인 2025’ 행사가 열린 2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리조트. 이곳 기념품샵, 카페, 바자회, 아트 갤러리에서는 모든 물건을 비트코인으로 구입할 수 있다. 물 1병 가격은 3961사토시다. 1사토시가 1억분의 1 비트코인에 해당한다. 3961사토시는 한국 돈 약 6000원이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를 구입해, 결제를 위한 지갑으로 송금을 했다. 이 지갑의 테더를 비트코인으로 환전해 결제에 사용했다.

제시받은 QR코드를 찍고 보유 중인 비트코인을 송금한다는 버튼을 클릭하자 모든 결제가 끝났다. 1초면 충분했다. 송금 수수료는 ‘제로’였다. 미국의 패권을 유지해 온 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 망의 붕괴가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모자는 2만7221사토시(4만832원), 행사 기념 티셔츠는 3만22672사토시(4만8400원)에 팔고 있었다.

비트코인으로 구매 가능한 그림이 ‘비트코인 2025’ 아트 갤러리에 전시되어 있다. 그림 옆 QR코드를 인식하면 경매에 참여할 수 있다. <이종화 기자>
아트 갤러리에서는 루이스 시마 작가가 그린 모자이크 작품 옆에 가격표 대신 QR코드가 붙어 있었다. QR코드를 스캔하자 경매가 진행 중이었다. 가격은 5899달러와 550만사토시) 두 가지로 표시돼 있었다.

비트코인 2025 행사는 가상자산업계에서 ‘다보스 포럼’이라 불리는 행사다. 매일경제가 국내 언론 중 유일하게 ‘미디어 파트너’로 선정돼 참여했다.

이날 행사에서 사용된 비트코인 결제 서비스는 블록의 판매시점정보관리(POS) 기기 브랜드인 스퀘어였다. 블록은 X(구 트위터)의 창업자 잭 도시가 창업한 회사다.

스퀘어는 한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스마트폰 기반 POS 기기 업체이지만 최근 블록체인 결제 기능을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비트코인 2025를 시작으로 블록은 스퀘어의 비트코인 결제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 뒤 내년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스퀘어에서 비트코인 결제가 가능해지 진 것은 의미가 크다. 스퀘어는 미국 POS 시장 1위 기업이기 때문이다.

마일스 수터 블록 비트코인 프로덕트 리드는 이날 “스퀘어에선 결제부터 가게 관리, 회계 업무, 대출, 세무 처리까지 모두 비트코인으로 할 수 있다”며 “아직 비트코인 결제 서비스가 공시 출시되지도 않았지만 이미 1700개가 넘는 사업장은 스퀘어를 통해 매출 일부를 비트코인으로 환전해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퀘어의 비트코인 결제 단말기 비트코인 2025 행사장에 마련된 기념품 가게에서 물품 결제시 나오는 화면. 1만9567사토시에 구입 가능하다고 표기되어 있다. QR코드를 인식한 뒤 송금 버튼을 누르면 결제가 즉시 완료된다. <이종화 기자>
비트코인으로 집을 구매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인 기업도 나타났다. 테슬라, 스페이스X 출신들이 창업한 지오십(Geoship)이다. 지오십은 돔 형태의 집을 블록으로 짓는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의 창업자인 모건 비어스센크(Morgan Bierschenk)는 “콘크리트보다 3~4배 강한 바이오세라믹으로 집을 짓는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비트코인으로 주택을 구매할 수 있게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대형 가상자산거래소인 제미나이 부스에도 사람들이 북적였다. 이 회사가 선보인 ‘더 비트코인 크레딧 카드’가 이목을 끌었기 때문이다.

사드 아메드 제미나이 APAC지역 헤드는 “신용카드를 쓰면 70개 가상화폐 중 원하는 종류의 가상화폐로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며 “적립률은 최대 4%에 달한다”고 말했다. 단순 적립률도 높지만 추후 해당 가상화폐 가격이 오르면 상당한 평가차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비트코인 2025에서 연설 중인 댄 에드워즈 스테이크 앤 쉐이크 COO. <이종화 기자>
미국에서 비트코인 결제는 행사장에서만 볼 수 있는 ‘신기한 기술’이 아니다. 이미 일상 속에 스며든 상태다.

실제로 레스토랑 체인인 스테이크 앤 쉐이크는 지난 16일부터 모든 매장에서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했다. 이 기업은 1934년 설립돼 9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지만 고객 편의를 위해 비트코인 결제를 받기로 했다.

스테이크 앤 쉐이크는 프랜차이즈 가맹비까지 비트코인으로 받을 수 있게끔 했다. 기존 결제 방식에 비해 수수료를 약 50%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비트코인 2025 연사로도 참여한 댄 에드워즈 스테이크 앤 쉐이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신용카드보다 비트코인 결제 속도가 더 빠르다”며 “또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면 수수료 절감 효과가 있어 소비자와 기업 양쪽에 모두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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