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한화·KB금융 '시총 5위' 격돌

김대은 기자(dan@mk.co.kr)

입력 : 2025.05.29 18:02:32
한달새 7번 '엎치락뒤치락'
시총 60조원 넘었던 현대차
트럼프 자동차 관세에 휘청
방산 강자 한화에어로 부상
1년 만에 시총 10조 → 40조
국제정세 영향덜한 KB금융
주주환원 기대 부각 상승세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5위 자리를 놓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B금융, 현대차 세 종목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국내 증시를 둘러싼 내·외부 상황이 급변하면서 이달에만 7차례 5위 종목이 바뀐 것이다.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일 종가 대비 3% 오른 85만7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시가총액 40조5328억원으로 KB금융을 제치고 재차 코스피 5위에 등극했다. 이달 첫 거래일인 2일에는 현대차가 이 자리를 차지했으나 시간이 지나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현대차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KB금융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KB금융 →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무려 7차례나 순위가 뒤바뀐 것이다.

이들 세 기업은 각각 우리나라 증시를 이끌어가는 종목이면서도 그 성격이 전혀 다르다는 특징이 있다.

현대차는 전통적인 제조업 위주의 수출 종목으로 지난해만 하더라도 이들 기업 중 부동의 시가총액 1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관세 전쟁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위상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지난해 6월 한때 60조원을 넘어섰던 현대차 시가총액은 차츰 하락해 이날 기준으로 39조1087억원까지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결정을 고집하고 있는 데다 최근 원화 가치도 반등하며 이중고를 겪고 있는 탓이다. 김창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소 2026년까지는 실적 둔화 사이클이 지속될 것"이라며 "가격과 물량, 인센티브가 모두 개선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방산 분야 대장주로 수출 위주 종목이지만 최근 국가 간 긴장감이 높아지는 상황이 도리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보다는 유럽, 중동, 호주 등 다양한 지역에 방산 제품을 수출하는 덕분에 관세 전쟁의 영향을 덜 받는 한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각종 분쟁이 지속되면서 방산 제품 자체의 수요도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 5월 10조원대에 불과했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시가총액은 올해 들어 급증하면서 이날 40조원을 넘어섰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초 폴란드향 납품 가이던스 상향 조정에 따른 실적 개선세 지속이 전망된다"며 "동·북유럽, 중동,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무기체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KB금융은 다른 두 기업과 달리 내수 위주의 매출 구조여서 국제 정세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경기방어주로 꼽힌다. 이에 지난해 5월 32조원 내외였던 시가총액이 이날 40조4154억원으로 오르는 등 주가 변동폭도 비교적 적은 편이다.

다만 이 종목은 은행업 특성상 국내 규제의 영향을 크게 받아 조기 대선 국면에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은행을 비롯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의 주주환원을 늘리도록 유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투자자 사이에서 나오고 있는 덕분이다.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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