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길 주식 거래 두달만에 5배 증가…거래 확대 개편에는 '신중'
[ATS 출범 3개월] ① 프리·애프터마켓 하루 거래대금 2조5천억원 넘어서거래한도 완화·ETF 거래 도입 요구 커지지만…외형 확대보다 안정화에 방점
곽윤아
입력 : 2025.06.08 07:00:20
입력 : 2025.06.08 07:00:20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투자센터빌딩에서 열린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 개장식에서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 참석자들이 개장 기념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2025.3.4 yatoya@yna.co.kr
(서울=연합뉴스) 곽윤아 기자 =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의 프리·애프터마켓 거래량이 지난 두 달간 5배 급증하면서 출·퇴근길 주식 거래가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상보다 빠른 성장세에 거래량 한도 완화,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도입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넥스트레이드는 외형 확대를 서두르기보다 안정적인 성장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8일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지난 5일 프리(오전 8시~8시 50분)·애프터마켓(오후 3시 40분~오후 8시)의 주식 거래량은 총 7천753만9천주, 거래대금은 2조5천42억8천900만원으로 집계됐다.
프리·애프터마켓 거래대금은 넥스트레이드가 10개 종목으로 첫 거래를 시작한 지난 3월 4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거래량은 출범 이후 세 번째로 많았다.
거래 가능 종목을 796개로 최종 확대한 지난 3월 31일과 비교하면 거래량은 1천530만9천주에서 5.1배로 늘었고, 거래대금은 4천556억1천만원에서 5.5배로 증가했다.
특히 프리마켓에서의 거래가 활발하다.
지난 한 달간(5월 7일~6월 5일) 프리마켓의 일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3천795만3천주, 9천209억4천800만원으로 애프터마켓(2천928만주, 7천491억5천100만원)보다 많았다.
간밤 뉴욕증시의 움직임과 미국발 뉴스에 정규장이 열리기 전 한발 앞서 대응하려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많은 영향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프리마켓 거래 시간은 50분에 불과한데도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많은 점이 눈에 띈다"며 "투자자들이 새로운 거래 방식에 빠르게 적응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넥스트레이드의 강점인 프리·애프터마켓 거래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국내 증시에서 넥스트레이드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 5일 기준 전체 국내 증시(한국거래소(KRX) 유가증권·코스닥시장, 넥스트레이드)에서 넥스트레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거래량 기준 15.1%에 달했다.
지난 3월 31일 6.6%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점유율이 크게 뛰었다.
거래대금 기준 점유율은 같은 기간 16.3%에서 30.0%로 올랐다.
이 같은 빠른 성장세에 발맞춰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량 규제 완화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넥스트레이드의 6개월간 일평균 거래량이 시장 전체 거래량의 15%를 초과하면 이튿날 모든 거래가 중단된다.
개별 종목의 6개월간 일평균 거래량이 해당 종목 전체 거래량의 30%를 넘을 경우에도 해당 종목의 거래가 제한된다.
규정이 6개월간 일평균 거래량을 기준으로 해 당분간 거래가 중단되는 상황은 없겠지만, 거래량 한도 완화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이 필요하고 시스템 정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에서 하루빨리 논의가 진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에 대해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사안은 없지만 금융당국과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투자자 편의와 투자 기회를 계속해서 보장해야 한다는 시장의 연속성 측면이 중요하다는 점을 금융당국에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넥스트레이드는 외형 확대에 속도를 내기보다는 안정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넥스트레이드 참여 증권사 확대를 골자로 한 '2차 오픈' 시기를 당초 9월에서 10월 말로 미룬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현재 메리츠증권, 카카오페이증권 등 14개 증권사는 프리·애프터마켓에만 참여하고 있는데, 2차 오픈 시기에 맞춰 이들 증권사 모두가 정규마켓까지 참여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넥스트레이드가 운영하는 모든 시장에 참가하는 증권사는 현재 15개사에서 29개사로 늘어난다.
일부 증권사는 예정대로 오는 9월부터 넥스트레이드의 전체 시장에 참여하길 희망하고 있지만, 넥스트레이드는 추가적인 시스템 정비 후 참여 증권사를 확대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시스템 정비를 위해서는 한국거래소와의 협력이 필수인데, 한국거래소의 하반기 정례 시스템 개선 시기인 10월까지 기다리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잇따르는 증권사의 거래 오류가 넥스트레이드의 출범과 무관하지 않다는 업계의 우려가 나오는 상황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출범 전부터 예고됐던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도입도 무리하게 속도를 내지는 않는 분위기다.
넥스트레이드의 ETF 거래를 허용하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최근 국무회의를 통과해 정식 도입까지는 금융당국의 인가 절차만 남아있다.
넥스트레이드는 당초 연내 ETF 거래 도입을 목표로 내걸었으나 금융당국의 인가를 차분히 기다리며 ETF 도입을 준비 중이다.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연내 도입이라는 목표는 변함없지만 인가는 금융당국의 권한"이라며 "자체적으로는 유동성공급자(LP) 준비나 시장제도 설정, 참여 운용사와의 협의 과정 등이 충분히 필요해 사실상 연내 실시는 어려울 것이라는 내부의 목소리도 있다"고 말했다.
ori@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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