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새 대통령 효과인가”...오르면 바로 팔던 단타 개미들, 장투로 태세 전환?

김정석 기자(jsk@mk.co.kr)

입력 : 2025.06.10 21:18:46
李정부 들어 국장 낙관론 부상
코스피 추세적 상승 전망 탄력

‘초단타 빚투’ 미수거래 줄고
투자호흡 긴 신용거래액 늘어




새 정부가 출범하며 국내 증시를 향한 낙관론이 부상하면서 개미들이 투자 호흡을 길게 늘리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만기 3거래일의 ‘초단타 빚투’인 미수거래 비중을 줄이는 대신 만기가 일반적으로 180일 수준인 신용거래융자로 향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9139억원이었던 위탁매매 미수금 규모는 지난 9일 들어 882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로 주저앉은 증시가 차츰 회복하던 지난 4월 25일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9500억원대까지 치솟는 등 올해 일평균 9000억원이 넘는 미수거래 규모가 최근 들어 9000억원 밑으로 내려가면서 잠잠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만기가 3거래일인 단기융자 미수거래로 증권사에서 빌린 돈이다. 통상적으로 3거래일 안에 주가가 오를 것으로 판단하고 미수거래에 나선다. 만기 안에 미수금을 갚지 않으면 증권사는 해당 주식을 강제 처분하는 반대매매를 한다.

최근 증시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미수거래 열기가 잠잠해진 기간 반대매매 규모도 올해 평균치보다 낮았다.

지난 5월 30일부터 6월 9일까지 발생한 반대매매의 일 평균값은 40억6000만원으로, 올해의 일평균 반대매매 규모(55억9600만원)보다 27.45% 적었다.

미수거래 규모가 최근 들어 반대매매로 줄어들기보다는 투자자들이 평소보다 미수거래 비중을 축소하는 방향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대신 투자자들은 호흡이 한층 긴 신용거래 비중을 늘렸다. 신용거래융자잔액은 지난달 29일 18조3410억원에서 이달 9일 18조5330억원으로 1920억원 증가했다.

지난 5일에는 신용융자잔액이 18조5530억원까지 치솟으면서 올해 최고치에 이르기도 했다. 올해 초 15조원 수준이던 신용융자 규모는 최근 들어 3조원 넘게 증가했다.

코스피 상승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나타난다.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 200지수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에 대해서는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도 레버리지 없이 상승에 베팅하는 상품은 연일 사들이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10일까지 KODEX 레버리지 ETF를 208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KODEX 레버리지 ETF는 코스피200의 일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다. 레버리지 상품을 수천억 원 판 개인투자자들은 KODEX 200을 848억원어치, TIGER 200을 31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증권가에서는 새 정부가 증시 부양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국장’을 향한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특히 국내 증시를 떠났던 외국인투자자들이 최근 연일 한국 주식을 사들이면서 시장을 주도한 것도 큰 몫을 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글로벌 증권사까지 한국 증시를 향한 눈높이를 올리며 개인투자자의 기대감을 키우는 중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올리며 코스피 목표치를 2900에서 3100으로 상향 조정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이 근래의 코스피 상승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초단타’를 줄일 수 있다”며 “국내 증권사들도 지수 밴드 상단을 올리려고 하는 분위기 속에서 레버리지 투자도 긴 호흡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 정책을 향한 기대가 증시를 이끌어온 만큼 2분기 실적 시즌부터 조정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트럼프 리스크’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실제로 선보인 정책에 대한 실망까지 겹치면 상승세가 멈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가 출범했지만 단기간에 한국 자본시장의 개선이라는 성과를 내기는 어려운 환경”이라며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크고 기대감은 결국 시행되는 정책에 대한 판단이 나오면 마무리되기 때문에 2분기 실적이 나오면 동력이 상실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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