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효성첨단소재가 재무구조 개선과 신사업 투자자금 확보를 위해 타이어 스틸코드 사업 부문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번주 후반 본입찰을 진행한다. 국내외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 간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돼 이들의 베팅 금액도 1조5000억원 안팎에 달할 전망이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S효성첨단소재와 주관사 KPMG는 오는 20일 국내외 주요 인수 후보들을 대상으로 타이어 스틸코드 부문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받는다. 매각 측은 이달 말에서 7월 초 사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 3월 진행한 예비입찰에는 10여 곳의 후보들이 참여해 이들 중 국내 사모투자펀드(PEF)인 스틱인베스트먼트와 JKL파트너스, 외국계 PEF인 베인캐피털, 중국계·글로벌 SI 등 5곳이 숏리스트(적격예비후보)로 선정됐다. 이들 후보는 최근까지 현장 실사에 열을 올리며 본입찰 준비에 매진해 왔다.
투자업계는 모처럼 등장한 '빅딜'에 고무된 분위기다. 간만에 대기업 카브아웃(사업부 분할 후 매각) 딜 중에 기술 경쟁력을 갖춘 매물이 등장해 관심이 뜨겁다. 시장에서는 숏리스트에 포함된 후보 대부분이 본입찰에 참여해 국내외 SI·FI들 간에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 스틸코드 사업 부문이 연간 1400억원 수준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돼 매각가는 EBITDA의 10배 안팎에 달할 전망이다. 이 경우 매각가는 1조5000억원을 웃돌 수도 있다.
타이어 제조 핵심 소재인 스틸코드는 차체의 하중을 지탱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높은 기술력으로 글로벌 타이어 제조사들과 공동 연구개발(R&D)을 진행하는 등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진입장벽도 형성하고 있다.
향후 수익성 개선 여지도 크다. 최근에는 인도의 타타스틸과 전기로 스틸코드의 주요 원료인 와이어 로드에 대한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해 기존 고로 와이어 로드 제품 대비 수익성이 10% 이상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위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사업 전망도 밝다. 강한 하중을 견디면서 경량화가 가능한 스틸코드에 대한 수요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의료 등 신규 분야로의 사업 확장 가능성도 높아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선 HS효성첨단소재가 최근 미국의 철강 제품 관세 부과 문제에 있어서도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미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서 현지 고객들과의 굳건한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가운데, 미국 내 스틸코드 제품 공급이 여전히 수요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HS효성첨단소재는 이번 알짜 사업부 매각을 통해 부채비율(지난해 말 기준 230%)을 낮추고, 신사업 투자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특히 회사 측은 스틸코드 사업부 매각 후에도 섬유 타이어코드, 에어백, 아라미드 등 견조한 기존 핵심 사업들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성장세와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