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높은 자영업자 대출 주담대 금리보다 낮다니…

박인혜 기자(inhyeplove@mk.co.kr), 이용안 기자(lee.yongan@mk.co.kr), 박나은 기자(nasilver@mk.co.kr)

입력 : 2025.06.16 17:37:50
당국 규제가 부른 금리역전
4월 대형은행 4곳서 뒤집혀
금감원 시중銀임원 긴급소집
"부동산 대출 관리 강화를"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자영업자가 보증서를 기반으로 빌리는 대출 금리보다 높은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주택을 담보로 할 경우 안전하기에 이자를 덜 받는다는 인식과 다른데, 금융권에선 이것이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영향이라고 보고 있다.

16일 전국은행연합회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발표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4월 평균 주담대 금리는 3.98~4.18%였다. 이는 직전 월 대비 최소 0.2%포인트, 최대 0.34%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자영업자 보증서대출은 금리가 3.94~4.29%였다.

이는 4월 들어 새롭게 나타난 현상이다. 작년 말부터 올해 3월까지 주담대 금리는 자영업자대출 평균 금리에 비해 낮은 편이었다. 작년 12월 5대 은행의 주담대 평균 금리는 4.28~4.55%였는데, 같은 기간 자영업자대출 평균 금리는 4.65~5.12%로 더 높았다. 이 격차는 점점 좁혀지더니 가장 최신 통계인 4월엔 5대 은행 가운데 1개 은행을 제외하고는 주담대 금리가 자영업자대출 금리와 같거나 높은 방향으로 조정됐다.





은행권은 이것이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와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금리는 보통 기본이 되는 금융채 5년물 등 시장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산출하는데,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내려가는 시기엔 자연스럽게 금리도 인하된다. 실제 시중은행의 주담대를 포함한 변동형 상품 금리를 산정할 때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달 3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자영업자대출의 경우 이 로직을 충실히 따랐지만, 주담대 등 가계대출은 시장 원리에 맡겨놓으면 대출이 폭증하고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당국의 관리 기조에 이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일반 금융소비자들은 금리 인하기에 대출 이자는 천천히 내려가고 예·적금 등 수신이자는 빠르게 내려가는것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는데,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어느 정도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자영업자대출을 포함한 기업대출에 대해선 당국이 특별히 이러한 관리를 하지 않아 시장을 따라가고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이날 시중은행 임원들을 불러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다. 금감원은 은행별 현황을 청취하고, 선제적으로 가계대출을 관리해달라고 당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동산 수요 증가와 함께 가계대출이 크게 늘 수 있어 선제적으로 관리해달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박인혜 기자 / 이용안 기자 / 박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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