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관리 강화했다는데 왜…설계 자체에 위험 안고있는 SPC 공장 [기자24]
이효석 기자(thehyo@mk.co.kr)
입력 : 2025.06.23 11:31:19
입력 : 2025.06.23 11:31:19



‘공장은 그대로 두고 관리만 강화한다.’ SPC삼립 시화공장 사망 사고 이후 맴돈 생각이다. 안전교육과 점검, 그에 맞는 조치는 이뤄져도 사고의 구조인 공장이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사고는 지난달 높이 3.5m에 달하는 스파이럴 냉각 컨베이어에서 일어났다. 갓 구운 빵을 식히기 위해 구조물이 계속 회전하는 이 기계는 설계 자체가 위험을 안고 있다. SPC그룹 전체 공장에 47대가 깔려 있어, 사고가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
자구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사고 직후 SPC 노사안전협의체는 모든 공장 24곳에 대한 합동안전점검을 벌였고, 한 달도 안 돼 568건이나 되는 안전 미흡 사항을 확인했다.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조사 결과로 비교적 객관적이다. 이 중 60%가량인 341건은 즉시 개선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리·준법 감시를 맡은 컴플라이언스위원회도 후속 권고안을 제시한다고 했다. 다만 이렇게 쉽게 해소될 문제를 그동안 왜 하지 않았는지란 말이 대번 나왔다. 위험의 구조를 바꿨는지란 질문도 뒤쫓아 나왔다.
문제가 반복되면 구조를 들여다봐야 한다. 제빵 산업이 수작업에서 대량생산 체계로 바뀌면서 공장은 설비 노후와 부족한 안전시설, 매끄럽지 못한 공정 자동화 등의 문제를 안게 됐다. 안전교육 강화나 사고 방지 가림막 설치 등의 조치로는 부족하다.
관리를 강화할 게 아니라 공장 자체를 갈아엎을 때다. 설비와 배치, 공정 동선, 점검 체계까지 전면 ‘리빌딩’이 필요하다. SPC그룹은 공장 리빌딩에 인공지능(AI)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미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에선 화재, 침수, 정전 등 각종 재난·재해를 막기 위한 AI 폐쇄회로(CC)TV 등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달 직접 방문한 삼양식품 새 공장 밀양2공장 역시 AI 기반 설비 모니터링과 자율 로봇 물류 체계로 작업자의 물리적 위험을 줄이고, 사고 전조현상에 실시간 대응하고 있다.
SPC그룹은 아이스크림 브랜드 배스킨라빈스를 운영하며 맞춤형 서비스부터 신메뉴 개발까지 AI의 활용 범위를 넓혀온 회사다. 이젠 이 같은 AI 기술을 제빵 공정에 적용해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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