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품하면 너구리눈" 혼나던 북한 화장품, 라인업 확장일로

전문가 "김정은, 여성들에 화장품 선물하며 애민정치 표방"
박수윤

입력 : 2025.06.28 06:00:01


화장품 살펴보는 김정은과 리설주
(서울=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가 29일 방영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평양화장품 공장 시찰 장면에서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가 이 공장에서 생산한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다.2017.10.29 [국내에서만 사용가능.재배포 금지.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No Redistribution]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외국의 아이라인, 마스카라는 물속에 들어갔다 나와도 그대로 유지되는데 국내에서 생산된 것은 하품만 하더라도 '너구리눈'이 된다.

그만큼 아직 질이 높지 못하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지난 2015년 2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대표적인 화장품 업체인 평양화장품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했다고 소개한 발언이다.

10년 전만 해도 이처럼 조악한 품질로 김 위원장의 쓴소리를 듣던 북한 화장품 기업들이 라인업을 확장하며 매출 확대를 노리고 있다.

28일 조선신보에 따르면 평양화장품공장의 '은하수' 브랜드는 남성용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이 공장은 '은하수' 브랜드 아래 피부용 화장품과 헤어용품 등 수백 가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평양시 대성구역에서 사는 한 남성은 조선신보 취재진에 "'은하수' 화장품은 여성들만이 아니라 남성들도 즐겨 찾는 생활용품"이라며 "면도전살결물(스킨), 면도크림, 피부용 화장품을 비롯한 남자용 화장품들은 피부보호작용과 함께 수분균형 조절작용, 기름분비 억제작용과 오염방지 등의 기능이 첨부된 것으로 하여 좋다"고 말했다.

평양화장품공장의 라이벌 격인 신의주화장품공장은 1949년 설립된 북한 최초의 화장품 업체로 '봄향기'라는 브랜드를 생산한다.

'봄향기'는 2022년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 국제 상표를 출원했으며, 신의주화장품공장은 2023년 북한 내 '10대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새로운 제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조선신보는 최근 북한 창운무역회사가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팔선녀'를 출시했다고 소개했다.

홍삼과 천연약재 추출물, 코엔자임Q10을 조합해 만든 이 브랜드는 홍삼살결물, 홍삼영양크림, 홍삼밤크림 등 라인업을 갖췄다.

조선신보는 "홍삼화장품들은 사용하면 할수록 피부가 부드러워지는 감을 느끼게 한다"며 "최근 시기 '봄향기','은하수'와 같은 국내 일류급 화장품들과 당당히 겨루면서 높은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고 선전했다.

이밖에 북한 진보화장품생산소에서 출시한 기능성화장품 브랜드 '진보', 봄날화장품생산소에서 연구개발한 '봄날' 브랜드의 미백화장품 등도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김정은 집권 이후 민심을 다독이는 차원에서 화장품 개발과 생산에 주력하면서 화장품 산업이 중요한 경공업 분야가 됐다고 평가했다.

통일연구원 최지영·이지순 연구위원은 최근 발간한 '북한의 상품광고와 소비 실태' 보고서에서 "김정은은 여성들의 명절이라는 국제부녀절(3월8일)이나 어머니날(11월16일)에 여성들에게 화장품 세트를 선물하며 애민 정치를 표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북한 관영 조선중앙TV가 노골적인 '상업광고'는 아니지만 소개편집물, 특집, 과학영화, 현지방송 등 생활정보 프로그램 형식으로 화장품을 광고하며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3·8국제부녀절로 흥성
(서울=연합뉴스) 조선중앙TV는 7일 3·8국제부녀절을 앞두고 여러 단위에서 봉사 준비로 흥성이고 있다고 보도했다.사진은 판매 준비에 한창인 금강산화장품전시장 종업원들.[조선중앙TV 화면] 2023.3.8 [국내에서만 사용가능.재배포 금지.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clap@yna.co.kr(끝)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6.28 09:28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