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사이언스] 다이빙으로 가장 큰 물보라를 일으키는 과학적 방법?

물보라 일으키는 '마누 점프' 분석…"V자 입수, 물에서 몸 펴야"
조승한

입력 : 2025.06.28 08:00:03


마누 점프의 입수 자세
[유튜브 캡처.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더운 여름 수영장에 뛰어들며 누구보다도 크고 높이 튀는 물보라를 일으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물보라를 최대한 줄이는 올림픽 다이빙과 달리 뉴질랜드에서는 물에 뛰어들며 최대한 큰 물보라를 일으키는 '마누 점프'가 유명하다.

매년 대회까지 열리며 최고 10m 높이의 물보라 기둥이 기록일 정도로 거대한 물보라를 만드는 이 스포츠의 비밀을 과학자들이 풀어냈다.

미국 조지아공대 사드 밤라 교수 연구팀은 마누 점프의 원리를 유체역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점퍼들이 물에 빠질 때 몸을 'V'자로 만드는 데 비밀이 있다는 것을 알아내 최근 국제학술지 '인터페이스 포커스'에 발표했다.

마누 점프에서 큰 워싱턴 스플래시를 일으키는 모습
[유튜브 캡처.재판매 및 DB 금지]

다이빙할 때 발생하는 물보라는 몸이 수면을 뚫고 나올 때 왕관 모양으로 물이 튀는 '크라운 스플래시'와 이후 강력한 물줄기가 공중으로 높이 솟구쳐 오르는 '워싱턴 스플래시'로 나뉜다.

마누 점프는 이 중 워싱턴 스플래시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연구팀은 마누 점프 유튜브 영상 75개를 분석한 다음 연구원들을 수영장으로 데려가 50차례 이상 점프하며 움직임을 포착했다.

마누 점프의 원리
[조지아공대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그 결과 점퍼들은 공통으로 다리와 몸통을 V자로 만든 채 엉덩이부터 떨어지는 방식으로 다이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입수하는 순간 상체를 뒤로 젖히고 몸을 펴면서 몸이 물속에 만들어내는 공기 공간을 최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공기 공간이 무너지면 워싱턴 스플래시가 발생하는데, 공간을 최대로 키워 물보라의 크기도 늘리는 것이다.

연구팀의 최대현 박사후연구원은 3차원(3D) 프린팅으로 V자로 몸을 접었다 펼 수 있는 손 크기 로봇 '마누봇'을 만들어 적합한 각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몸의 각도가 45도를 유지하며 수면에 닿을 때 가장 물보라가 크게 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점퍼들이 평균 46도로 몸을 접는 것과 일치하는 결과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마누봇을 통해 분석한 입수 각도별 물보라 차이
[조지아공대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몸을 펴는 타이밍도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키가 165㎝인 사람이 1m 높이에서 점프할 때 물에 닿은 후 0.26~0.3초 이내에 몸을 젖혀야 가장 큰 물보라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m 높이에서 점프했을 때는 0.14~0.15초 이내에 이뤄져야 하는 등 점프 높이가 높을수록 상체를 뒤로 젖히는 행동이 빨라져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마누 점프가 착지자세를 잘못 잡거나 하면 등이 물을 때릴 수 있고, 실제로 팀원 몇 명도 다쳤다며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45도 이하로 허리를 굽혔을 때도 부상 위험이 있고 높은 고도에서 V자 형태로 다이빙하는 건 척추에 위험할 수 있다"며 "향후 수상 스포츠 관련 안전 권고에 다양한 형태의 다이빙을 어떻게 통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shjo@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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