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갈등 해소 조짐에…부활하는 홍콩테크株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오대석 기자(ods1@mk.co.kr)

입력 : 2025.07.17 17:51:28 I 수정 : 2025.07.17 19:52:06
中기업 AI 반도체 수입 '물꼬'
정부지원·기술개선 기대겹쳐
중화권증시 다시 연고점 회복
국내 상장 차이나ETF도 약진
텐센트 등 해외사업 확장나서
외국인 큰손도 中테크주 관심






미·중 갈등 여파로 지난 4월 급락한 중화권 증시가 최근 대립 해소 분위기와 기업 경쟁력에 힘입어 다시 연고점을 회복하고 있다.

올해 초 딥시크 충격이 이끈 중국 테크주 상승이 또다시 재현되는 모양새다. 그동안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입이 막혀 있었는데 이번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중국 방문으로 재개 물꼬를 트며 중국 기업의 기술력이 더욱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일 홍콩 항셍지수는 2만4498.95로 마감했다. 이번주 들어 항셍지수와 선전종합지수는 각각 2%대 상승해 베트남 VN30지수를 제외하고는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또다시 증시 상승세를 이끄는 주도주는 올 초 중국판 M7로 불렸던 테크주다. 중국 AI 수요 증가로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매출 성장이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샤오미 역시 휴대폰과 가전, 전기차가 중국의 이구환신 정책 수혜로 매출과 점유율 상승을 이어가는 추세다.

중국 테크주는 중국의 경기 상황에 실적이 좌우되곤 했는데 최근 알리바바는 커머스 성장 둔화에 대응해 해외 확장 전략을 쓰며 반등을 이어가 내수 부진의 영향을 극복하고 있다. BYD 역시 올해 헝가리·브라질 공장 가동을 시작하며 전기차 수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의 상반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하며 양호한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하반기에도 새로운 5개년 계획 관련 목표치나 재정 정책 집행에 따라 건설 경기가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홍콩 증시로의 자금 유입도 가속화되고 있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구경제에서 신경제 중심으로의 구조 개편이 주요 동인이 돼 중국 공모펀드의 홍콩주 비중이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MSCI 차이나지수를 중국 투자 벤치마크로 활용하고 있는데 이 지수 내 홍콩 상장 종목 비중은 80.9%에 달한다. 해외 자금 유입이 중국 증시에 비해 테크주 비중이 큰 홍콩 증시를 더 부양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중국 테크주에 글로벌 '큰손'들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미국 기반 글로벌 자산운용사 인베스코가 지난 14일(현지시간)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국부펀드와 중앙은행 141개 가운데 59%가 향후 5년간 중국에 대한 자산 배분을 늘릴 것이라고 응답했다. 주로 중국 기술 생태계에 대한 경쟁력을 근거로 투자 기회가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응답자 중 89%는 중국 내 가장 매력적인 투자 부문으로 디지털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꼽았다. 첨단 제조 및 자동화(70%), 청정에너지 및 친환경 기술(70%) 분야가 뒤를 이었다.

이미 한국 상장지수펀드(ETF)시장에서는 미·중 갈등 완화 국면에 대한 기대감으로 중국 기술 기업 관련 종목들을 담은 펀드들이 약진하고 있다.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16일 종가 기준)간 ETF 수익률 10위권 펀드 중 5개가 중국 관련 상품이었다. 이 기간 2위에 오른 'TIGER 차이나항셍테크레버리지(합성 H)'는 9.2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일시적으로 봉합되긴 했지만 위안화 환율, 시장 개방 등 구조적 쟁점은 여전히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다는 점이 중화권 증시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제림 기자 /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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