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유해운사 파나마항 인수 참여 못하면 매각 막겠다 위협"

WSJ "中코스코가 'MSC·블랙록 컨소시엄'과 동등한 주주 되도록 압박"
권수현

입력 : 2025.07.17 23:34:59


파나마 운하의 발보아항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홍콩 CK허치슨홀딩스의 파나마항 운영권 매각과 관련해 중국이 국유 해운사가 인수에 참여하지 못할 경우 계약을 막겠다고 위협했다고 1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은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 중국이 항구 인수에 나선 MSC·블랙록 컨소시엄과 동등한 파트너이자 주주로 중국원양해운(COSCO·코스코)이 참여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 당국자들은 또한 코스코가 이번 항구 거래에서 지분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매각 자체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를 하겠다고 블랙록과 MSC, CK허치슨 측에 말했다.

소식통들은 블랙록과 MSC, CK허치슨 모두 코스코의 지분 인수에 열려있으나 당초 CK허치슨과 MSC·블랙록 컨소시엄의 독점 우선협상 마감일인 오는 27일 이전에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국 국유회사가 파나마항 지분을 넘겨받는 거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화나게 할 수 있다고 WSJ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 재벌 리카싱 일가의 기업인 CK허치슨이 파나마 항구 일부를 보유한 것을 두고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에 파나마 항구가 미중 간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런 가운데 파나마 운하에 있는 항구 5곳 가운데 발보아·크리스토발 등 2곳을 운영해온 CK허치슨은 지난 3월 파나마 항구 운영권을 포함해 중국·홍콩을 제외한 23개국 43개 항구의 지분을 228억 달러(약 31조8천억원)에 MSC·블랙록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하고 우선협상에 들어갔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우선협상 사실이 알려지자 친중 매체를 통해 이 거래를 연달아 비판했다.

또 리카싱 가문과 국유기업 간 신규 사업거래를 중단시킨 데 이어 반독점 조사까지 착수하며 '계약 자진 철회'를 압박했다.

중국은 CK허치슨이 항구를 매각하면 자국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해외 거점항구가 대폭 줄어 미국과 지정학적 경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CK허치슨은 당초 4월2일로 예상했던 최종 계약 체결을 보류한 상태다.

파나마 항구 매각 협상 당사자들인 CK허치슨과 블랙록, MSC는 중국에서 사업적 이해관계가 커 중국이 상당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중국은 과거에도 글로벌 인수합병과 관련해 거래를 검토할 권리를 주장해왔으며 때로는 정치적 동기로 해석될 수 있는 변화를 요구해왔다고 WSJ은 지적했다.

중국 상무부는 2014년 세계 3대 해운사인 머스크(덴마크), 이탈리아 재벌 아폰테 가문이 소유한 MSC(스위스), CMA CGM(프랑스)이 해운 동맹체 'P3 네트워크'를 결성하려는 계획을 불허해 무산시킨 바 있다.

이를 두고 중국의 해운업 등 무역 이익에 P3 네트워크가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중국 정부가 제동을 건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inishmor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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