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확 키운 채권형 … ETF시장 판 흔든다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입력 : 2023.03.29 17:35:11
1년동안 채권형 66% 성장
중형운용사 ETF상품중
채권 비중 40%까지 늘려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가 국내 ETF 시장의 판을 뒤흔들고 있다. 주식형 상품 순자산액은 제자리걸음이지만 채권형 상품은 1년 전보다 66% 성장했기 때문이다. 채권형 규모가 주식형의 36% 수준까지 커졌다.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보이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외 중형 운용사들은 채권형 ETF 비중을 30~40%까지 끌어올리면서 '몸집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ETF 시장 규모는 지난 27일 기준 89조540억원으로 1년 전(73조1065억원) 대비 21.8% 성장했다. ETF 순자산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식형 ETF는 44조5029억원으로 전년 대비 0.87%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채권형 ETF 순자산액은 1년 전 9조7657억원에서 최근 16조2596억원으로 66.5% 급증했다. 국내 ETF 시장은 삼성자산운용(37조2205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33조5312억원)이 전체의 79%를 차지하고 있으며 주식형 상품 비중이 높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액 가운데 채권형 상품 비중은 각각 19.8%, 8.1%에 불과하다.

두 회사를 제외하고 몸집을 키우고 있는 중형 운용사들은 최근 채권형 ETF를 급격히 늘리면서 투자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3~4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채권형 ETF 비중은 30% 이상으로 높아졌다. KB자산운용은 채권형 ETF 비중이 1년 전 29.6%에서 올해 41.6%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같은 기간 15.4%에서 31.2%로 상승했다. 그 외 신한자산운용(38.5%) 키움투자자산운용(38.1%) 한화자산운용(31.2%)도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한화자산운용은 채권형 상품 확대에 힘입어 몸집 키우기에 성공했다. 작년 ETF 시장에서 순자산액 순위가 7위에 그쳤지만 최근 5위까지 올라왔다. 당시 한화자산운용의 채권형 ETF 순자산액은 950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에는 9000억원을 넘겼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A씨는 "최근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초장기 국채 ETF에 투자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운용사들이 앞다퉈 관련 상품을 출시 중이고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 B씨는 "증권사·운용사 모두 채권 영업과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채권 부문에서 실적을 내기 위해 경영진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금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금리 변동성은 완화되고 있어 인컴(배당)을 활용한 투자전략을 고려해볼 만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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