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 "8월1일까지 합의하는 것보다 질높은 무역합의에 더관심"(종합)
CNBC 인터뷰서 각국과의 무역협상 무리하게 서두르지 않을 것 시사中의 러·이란 석유 수입 정조준…對中협상서 지렛대 활용 내비쳐
조준형
입력 : 2025.07.22 00:47:27
입력 : 2025.07.22 00:47:27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1일(현지시간) 중국의 러시아산 석유 구입을 정조준했다.
미중 무역협상 미측 수석대표로 참여해온 베선트 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협상 상황에 대해 "매우 가까운 장래에 (중국과) 대화할 것"이라고 밝힌 뒤 "내 생각에 (중국과의) 무역은 매우 좋은 상황"이라며 "우리는 (중국과) 다른 것들을 논의하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베선트 장관은 "불행히도 중국은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과 러시아의 석유를 매우 많이 구입한다"며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지난 14일 러시아가 50일 안에 휴전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와 교역하는 나라에 대해 100% 정도의 '2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베선트 장관의 이번 발언은 결국 중국과의 차기 무역협상때 중국의 러시아산 석유 및 이란산 석유 구입에 대한 '제재성 관세' 도입 방안을 지렛대로 삼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이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석유와 가스 등을 저가로 수입하는 한편 러시아에 '이중용도 품목'(민간 및 군사용으로 병용가능한 제품)을 대량 수출하며 러시아의 전쟁 수행을 뒷받침해왔다.
베선트 장관은 "(2차 관세 부과까지)시한이 10일일지, 30일일지, 50일일지 모르지만 (미국의) 제재 대상인 러시아 석유를 사는 나라는 100%의 2차 관세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베선트 장관은 "나는 만약 우리가 2차 관세를 시행하면 우리를 따를 것을 유럽의 동맹들에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는 결국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이유로 미국이 중국에 2차 관세를 부과할 경우 유럽도 중국에 대해 같은 조치를 도입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유럽연합(EU)와의 무역협상을 진행중인 상황에서 EU가 중국 쪽으로 접근하는 것을 견제하는 동시에, 중국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 문제를 고리삼아 유럽과 함께 중국을 협공할 뜻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었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 각각 열린 미중 무역협상에 미측 수석대표로 참석해 초고율 관세를 서로 낮추는 합의를 도출하고, 중국의 희토류 대미수출 통제와 미국의 반도체 관련 대중국 수출 통제 강화를 둘러싼 이견을 조율했다.
베선트 장관은 "우리는 또 (차기 미중 무역협상에서) '방 안의 코끼리'(껄끄러운 문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의 과잉생산 문제를 짚고 넘어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세계 제조업 수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중국이 과잉 생산한 제품들이 유럽과 캐나다, 호주 및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로 가고 있다고 지적하며 "중국이 해야 할 (경제의) 거대한 재균형(rebalancing)"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베선트 장관은 4월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제금융연구소(IIF) 대담에서 중국이 "과잉생산에 의한 수출로부터 벗어나 자국 소비자들과 내수를 향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는 데, 이날 밝힌 '재균형'은 그와 같은 중국 경제의 체질 전환을 촉구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베선트 장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기대에 부응하지 않고 있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제기한 연준 건물 개보수 비용 과다 문제 뿐 아니라 연준의 전반적인 업무 수행에 대해 점검할 것임을 시사했다.
베선트 장관은 "우리는 연준이라는 기구가 성공적이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인플레이션 수치가 안정적인 상황임에도 연준이 금리 인하를 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의 비판을 했다.
베선트 장관은 자신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해임하지 말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진언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근 보도에 대해 질문받자 "트럼프 대통령은 전반적인 의견을 들은 다음 결정을 내린다"며 "그는 많은 의견을 받아들인 끝에 결정한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개시 시기로 재설정한 내달 1일 이전에 각국과 무역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리는 8월1일까지 합의를 하는 것보다 질 높은 합의를 하는 것에 더 관심이 있다"며 협상을 무리하게 서두르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베선트 장관은 EU와의 협상 속도에 대해 미국 정부 내 일부 인사들이 좌절하고 있긴 하지만 EU가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미국과의 협상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jhcho@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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