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6월 산업활동 반도체 6%·車 4% 생산 늘어 의류·화장품이 소비 이끌어 건설투자도 부진탈출 기대감 설비투자는 4개월째 뒷걸음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본격적인 경제 정책이 추진되면서 국내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6월 생산과 소비 지표가 나란히 반등했고 건설투자도 4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건설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섰다고 보긴 어렵지만, 부진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는 평가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6월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2% 증가해 3개월 만에 반등했다. 특히 산업생산은 광공업(1.6%), 건설업(6.7%), 서비스업(0.5%), 공공행정(1.4%) 등 모든 부문에서 일제히 증가해 산업 전반의 개선 흐름을 뒷받침했다.
광공업 생산 부문에서는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나타났다. 관세 불확실성 여파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액정표시장치(LCD) 필름 등 전자부품 생산이 전월 대비 18.9% 급감하며 2008년 12월 이후 16년6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지만, 반도체(6.6%)와 자동차(4.2%) 생산이 늘어나며 광공업 전반의 부진을 방어했다.
소비도 전월 대비 0.5% 증가하며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품목별로는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가 1.6% 감소했지만, 의복 등 준내구재(4.1%)와 화장품 등 비내구재(0.3%) 판매가 늘어나며 전체 소비 회복세를 이끌었다. 경기 불황기엔 특성상 지출이 유보되는 내구재는 부진을 이어갔지만, 준내구재가 뚜렷한 반등세를 보인 것은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최창윤 통계청 서비스업동향과장은"추가경정예산에 따른 소비쿠폰 지급은 6월 통계 작성 이후라 지표상 나타나지 않지만, 소비심리는 지난 5월부터 살아나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부문의 부진 영향으로 전월 대비 3.7% 감소하며 4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는 2018년 이후 약 7년 만에 가장 긴 하락세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관세 영향 등 대외 불확실성이 기업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요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지난 2월 반도체 설비투자가 집중된 데 따른 기저 효과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전년 동월 대비로는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건설투자는 전월 대비 6.7% 늘어나며 반등에 성공했다. 이는 2023년 1월(21.8%) 이후 가장 큰 증가폭으로, 주거용 및 비주거용 건축 실적이 전반적으로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그러나 전년 동월 대비로는 1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본격적인 회복 국면으로 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평가다. 최 과장은 "아직 회복세라고 단정하기 어렵지만 건설업 부진이 완화되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올해 1월 전년 대비 27.4% 줄어들었던 건설투자가 6월에는 12.3% 줄며 감소폭이 절반 이하로 축소됐다.
경기 지표를 종합해보면 현재는 경기 회복의 과도기로 판단된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1포인트 하락했지만, 앞으로 경기 국면을 예고해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조성중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올해 1분기 내수 등을 중심으로 극심했던 경기 부진에서 점차 벗어나는 조짐이 6월 산업활동동향에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통계는 2차 추경 집행과 관세 협상 타결 이전 수치를 반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