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환경이 장기화되면서 미국 리츠가 투자 대상에 따라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경기민감 섹터인 오피스·호텔 분야는 약세를 보이는 반면 헬스케어 시설·데이터센터 등 경기방어형 부동산을 투자 대상으로 하는 리츠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보스턴, 로스앤젤레스, 뉴욕 등 미국 프라임급 오피스에 투자하는 BXP는 일주일 새 주가가 9.67% 급락했다. 올 들어 12.32% 내린 수준이다. 고금리 환경에 따른 비용 상승과 재택근무 확산, 공실률 증가 등 복합적인 악재에 직면한 오피스 리츠가 낙폭을 키우는 상황이다.
같은 경기민감 섹터인 호텔 리츠도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관세·이민 단속 등 정책 영향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면서 호텔 사업이 타격을 입은 가운데 최근 고용 지표 악화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까지 불거진 탓이다. 고급 호텔 및 리조트에 투자하는 호스트 호텔 앤드 리조트, 라이먼 호스피탤리티 프로퍼티스 주가는 최근 일주일 새 각각 7.03%, 6.71% 하락했다. 연초 대비로는 8.71%, 9.43% 내린 수준이다.
반면 헬스케어 시설·통신 인프라스트럭처 등을 투자 대상으로 하는 리츠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각각 고령화와 인공지능(AI) 투자에 따라 장기 수요가 증가 추세인 만큼 경기 침체 영향을 덜 받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노인 거주·요양 시설 리츠인 웰타워 주가는 올 들어 33.29% 오른 166.24달러를 기록 중이다. 선진국 고령 인구 증가에 따른 실적 성장세와 사업 확장에 힘 입어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웰타워는 임대료가 주수입원인 전통적인 리츠와 다르게 수입 대부분인 75%가 노인 복합 주거 시설에서의 식사·의료 등 종합 서비스에 대한 요금에서 발생한다.
올 들어 데이터센터 리츠가 다소 조정을 받는 사이 무선통신 타워 리츠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AI 서비스 증가로 기지국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무선통신 타워에 투자하는 아메리칸 타워와 크라운 캐슬 주가는 올 들어 각각 17.16%, 19.74% 올랐다. 홍치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 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및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리츠 상승폭이 제한되고 있는 가운데 데이터센터, 헬스케어 리츠가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