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엠블록레터] 아비트럼은 오프체인 랩스가 개발한 이더리움 레이어2 프로젝트입니다. 레이어2는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같은 메인넷의 처리 성능을 향상시켜주는 확장 솔루션을 말합니다. 자동차 엔진에 부착되는 부스터와 같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더리움이라는 메인 엔진에 얹혀져 트랜잭션 처리 성능을 대폭 향상시켜주는 별도의 소프트웨어 네트워크입니다.

이더리움 레이어2는 이더리움의 성능을 향상시켜 상대적으로 비싼 가스비를 절감시켜줌으로써 디파이, 대체불가토큰(NFT)과 같은 다양한 디앱이 활성화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레이어2 프로젝트로는 폴리곤, 옵티미즘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젠 아비트럼이 함께 이름을 올렸습니다.

특히 아비트럼은 이번에 코인을 발행하면서 대규모 에어드랍 전략을 활용해 큰 성과를 거뒀습니다. 과거 아비트럼 네트워크를 사용해본 적이 있다면 누구나 에어드랍으로 일정량의 ARB를 받을 수 있습니다. 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에어드랍을 받을 수 있는 지갑 주소의 갯수만 62만5천개가 넘구요. 에어드랍에 배정된 코인 갯수도 총 발행량의 11.6%인 11억6천만개입니다. 현재 ARB 가격이 약 1.2달러이기 때문에 금액만 무려 14억달러, 한화로 1조8천억원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대상자가 너무 많아 에어드랍을 찾아가지 않은 사람들도 부지기수라고 하네요.



이같은 대규모 에어드랍 전략은 얼마전 블러가 사용하면서 톡톡히 효과를 보기도 했죠. 전세계 1위 NFT 마켓플레이스인 오픈시의 대항마를 자처한 블러는 거래량에 따른 에어드랍으로 사용자를 늘리고 NFT 거래 규모도 높여왔습니다. 실제 거래가 아닌, 에어드랍만을 노린 허수 거래가 많다는 비판도 있지만 단기간에 오픈시를 위협할 수준으로 올라서는 데 효과적이었다는 평을 받습니다.

에어드랍은 코인이 주식과 다른, 사용성을 보유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표적인 특성이기도 합니다. 주식처럼 가치를 담보하고 있다면 에어드랍은 증여에 해당되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있습니다.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과거 행사 참여 등에서 대량의 에어드랍을 받은 사람들이 세무 당국의 조사를 받은 사례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에어드랍이 가능하다는 것 자체가 코인이 주식보다는 사용성에 무게를 둔 유틸리티 코인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것으로 활용되기도 하죠.

그러나 대규모 에어드랍은 필연적으로 부작용을 낳습니다. 블러만 해도 허수 거래에 대한 비판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거든요. 마치 단기간에 근육을 늘리기 위해 단백질로만 하루 세끼를 때우면 건강을 해치는 것과 같습니다. 근육은 늘지만 전체적인 건강은 줄어드는 결과가 코인 생태계에도 일어납니다.

아비트럼은 블러처럼 거래량에 비례해서 에어드랍을 하는 경우는 아니기 때문에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더 적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대규모 토큰이 시장에 풀린 것은 분명합니다. 이를 통해 시가총액 2조원을 달성하고 코인 시총 순위 38위에도 올랐구요. ARB가 트랜잭션 비용을 감당하는 가스비 역할까지 한다면 네트워크 활성화에 따른 소각이 가치에 영향을 주겠지만 앞서 기술한대로 거버넌스 토큰이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계속 늘어나는 구조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에어드랍으로 받았다면 모를까, 추가로 아비트럼에 투자를 하는 것은 신중히 고려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