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1분기 인도량에도 6% 하락한 테슬라... 이유는?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입력 : 2023.04.04 10:28:31
테슬라의 공장 주차장에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테슬라가 지난 2일 역대 최고 1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이튿날 주가가 6% 이상 하락했다. 월가는 테슬라에 대한 수요가 견조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할인으로 인한 판매 증가에 마진율이 떨어질 것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3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2.69달러(6.12%) 떨어진 194.77달러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2일 테슬라는 지난 1분기 42만2875대의 차량을 인도했다고 밝혔다. 이는 팻트셋이 집계한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였던 43만2000대에 소폭 못 미치지만 대체로 부합하는 수준이다. 전년 동기(31만48대)와 비교해서는 36% 증가한 수치이며 직전 분기(40만5278대)와 비교하면 4%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그럼에도 테슬라 주가가 하락한 이유는 마진율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월가의 테슬라 1분기 영업이익률 컨센서스는 20%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1년전 수치인 29%에 비해 눈에 띄게 낮아졌다.

이번 1분기 테슬라의 인도량 실적은 저가 보급형 모델인 ‘모델3’와 ‘모델Y’가 이끌었고 마진율이 높은 고가의 ‘모델S’와 ‘모델X’는 인도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같은 우려에 확신을 갖게 한 것으로 보인다. 고가 모델 인도 대수는 지난해 4분기보다 38% 감소했다. 뉴스트리트 리서치의 피에르 페라구 연구원은 “모델S와 모델X의 판매 부진은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 수요가 급감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4개 분기 연속 생산량이 인도량을 앞선 것도 우려 요인으로 지목됐다. 미국 투자은행 TD코웬은 “테슬라의 1분기 인도량이 예상치에 부합한다”면서도 “이번에도 생산량이 인도량을 상회했다”고 지적했다. 인도량보다 생산량이 많으면 재고 증가로 이어지고 기업의 현금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테슬라 측은 생산량이 인도량을 넘는 현상에 대해 배송 과정에서 병목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가 중국 등 주요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만큼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점치는 목소리도 높다. 지난 1분기 주가가 68%나 상승하며 역대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한 만큼 주가 상승이 잠깐 휴식기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31일 하루에만 테슬라 주가는 6% 가까이 상승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전기 트럭을 더 빠르게 늘릴 수 있다는 소식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지침이 테슬라 차량 모델 대부분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발표됐기 때문이다.

아이브스 연구원은 “올해 초 모델Y와 모델3의 가격 인하가 인도량 증가에 큰 역할을 했다”며 “불확실한 거시경제학적 상황에서도 테슬라 차량에 대한 수요는 견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페라구 연구원 역시 경기 둔화로 인해 자동차 수요가 감소할지라도 “테슬라는 경기 침체를 잘 이겨낼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생산량이 인도량을 4개 분기 연속 상회하고 있지만, 상회하는 비율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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