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늪 11번가, 직매입 착시효과 '노림수'

입력 : 2023.04.04 15:02:25
제목 : 적자늪 11번가, 직매입 착시효과 '노림수'
쿠팡 따라 매출 늘리고 적자폭 2배…3년간의 사업 정체 '탈출기'

[톱데일리]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에 도전하는 11번가가 외형 확대에 필사적이다. 쿠팡처럼 직매입 기반 몸집 키우기로 전략을 수정했지만, 점점 늘어나는 손실은 재무에 부담을 주고 있다. 쿠팡의 성공 신화를 따라가기 앞서 당장 눈앞에 놓인 성장 '딜레마' 극복이 해결 과제로 떠오른다.

◆ 매출 상승보다 늘어나는 '적자 압박'

11번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7890억원으로 전년(5615억원) 대비 40.5% 급증했다. 출범 첫 해 매출 2280억원과 비교하면 4년 만에 4배 가까운 성장을 이뤄낸 셈이다. 11번가는 2008년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10년이 지난 2018년 SK플래닛 사업부에서 인적분할하면서 정식 출범했다.

문제는 매출 증가보다 적자폭이 더 늘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 1515억원은 전년(694억원) 대비 2배 이상 불어난 수준이다. 11번가는 지난 2019년 영업이익 14억원 달성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내리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금까지 누적 손실만 3000억원에 육박한다.

적자가 늘어난 것은 지난해 1조원에 가까운 9405억원의 영업비용이 발생했던 것이 주요 원인이다. 전년(6308억원) 대비 50% 가까운 증가다. 영업비용에서도 상품 및 기타구입비용 항목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1년새 176억원 수준에서 2890억원으로 무려 16배 뛰었다.

11번가 관계자는 "단순 상품 매입이 늘어나 적자가 커지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작년 같은 경우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경쟁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새로운 성장 전략을 만들기 위한 모멘텀을 만들어야 했기에 신사업 마련에 들어간 비용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쿠팡' 따라 직매입 방식 선회

지난해 실적 변화는 11번가가 그동안 오픈마켓(판매자와 구매자에게 모두 열려 있는 인터넷 중개 장터) 중심으로 전개해온 사업에서 직매입 방식으로 확대한 결과로 분석된다. 11번가는 지난해 6월 기존 익일배송인 '쇼킹배송'을 '슈팅배송'으로 개편하고 직매입 상품군을 대폭 확대했다. 직매입 상품 보관을 위해 기존 파주에 이어 인천, 대전 지역의 물류센터를 추가로 확보했다.

직매입은 11번가와 같은 플랫폼 사업자가 생산자로부터 상품을 사들인 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형태를 말한다. 직매입 비중을 늘리면 거래액 자체가 늘어나 매출을 단시간에 늘리기 쉬워진다. 현재 11번가 슈팅배송 내 상품 수는 3만4000여개로 개편 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상태다.

여기엔 쿠팡이 '로켓배송' 등 직매입 기반으로 이룬 성공 신화를 '벤치마킹'하겠다는 계산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은 상장 직전 5조원에 달하는 누적적자가 있었지만 연매출 2배 가까운 성장을 거듭하면서 2021년 3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입성했다.

사실 11번가는 지난해를 제외하면 3년 가까이 매출 정체기를 겪었다. 출범 이듬해인 2019년만 해도 매출 5305억원을 기록하며 2배 성장 쾌거를 이뤘지만 2020년 5456억원, 2021년 5614억원 등 매출에 큰 변화가 없었다. 쿠팡이 세력을 넓히면서 SSG닷컴과 롯데온 등도 이커머스 시장에 가세했던 시기다.

다만 쿠팡이 독주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뒤늦게 유사 사업 모델을 펼치는 11번가의 전략이 통할지는 의문이다. 모바일인덱스가 지난해 7월 발표한 이커머스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쿠팡이 2766만명, 점유율로 40%를 장악했다. 이어 네이버 2000만명, SSG닷컴 포함 이마트 계열 990만명, 11번가 942만명, 롯데온 168만명 순이었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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