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전 재판서 조기 폐쇄 따른 비용 보전 현실성 놓고 공방
검찰 "구체적 합의 없어", 산업부 서기관 "기재부와 비용 보전 협의"
박주영
입력 : 2023.04.04 14:58:34
입력 : 2023.04.04 14:58:34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월성 1호기 원전(월성 원전) 조기 폐쇄를 부당하게 지시한 혐의를 받는 백운규 전 산업부장관 등에 대한 재판에서 산업부의 조기 폐쇄에 따른 비용 보전 방침의 현실성을 놓고 검찰과 증인 간 공방이 벌어졌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최석진 부장판사) 심리로 4일 열린 백 전 장관 등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 사건 재판에서 검찰은 증인으로 출석한 산업부 서기관 A씨에게 "월성 원전 조기 폐쇄로 인한 손실 보전을 한수원에 구체적으로 언제, 얼마나 해줄지 합의되지 않은 상황 아니었느냐"고 물었다.
산업부는 2017년 10월 24일 대통령이 심의 의결한 국무회의에서 월성 원전 조기 폐쇄 내용을 담은 탈원전 로드맵을 발표했는데, 로드맵에 '적법하고 정당하게 지출한 비용은 정부가 여유 재원을 활용해 보전한다'는 내용의 문구를 포함시켰다.
검찰에 따르면 산업부는 당초 월성 원전 조기 폐쇄 추진을 위해 한수원의 배임 우려가 없는 특별법 제정을 추진해 왔지만, 난관에 부딪히자 에너지기본계획 수정으로 방침을 전환했다.
하지만 또다시 청와대 에너지전환 TF팀 반대로 2017년 10월 11일 탈원전 로드맵으로 방향을 바꿨고, 13일 만에 비용 보전 문구를 집어넣어 백 전 장관이 국무회의에서 발표했다.
검찰은 "소요 비용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산업부가 비용을 보전해 주겠다고 한 것은, 한수원에 약속을 해줘야만 한수원이 배임에 대한 부담 없이 이사회에서 조기 폐쇄를 의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 아니냐"면서 "비용 보전에 대한 기초 자료도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장관이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것은 통상적이지 않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씨는 "기획재정부가 아무런 이유 없이 저런 문구를 넣어주지 않는다"면서 "얼마를 보전할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보상 범위와 가능성 등 원칙은 이미 협의가 된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가 예상 보전 금액이 나왔느냐고 묻자 A씨는 "전액 보전할 경우 최대 5천800억원까지 지급 가능하다는 것에 대해 기재부와 협의가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백 전 장관이 당시 월성 1호기 폐쇄에 따른 비용 보전 문제가 중요하고, 한수원 차원에서 업무상 배임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백 전 장관과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은 정부 국정과제를 신속히 추진한다는 목표로 한수원에 월성 원전 조기 폐쇄 의향을 담은 설비현황조사표를 제출하게 하고, 이사회 의결로 조기 폐쇄·즉시 가동 중단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한수원 관계자들이 이사들의 배임 문제로 조기 폐쇄 의향 제출을 거부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조기 폐쇄 의향이 담긴 설비현황조사표를 제출하라고 지속해서 지시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김민아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jyoung@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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