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적자' 롯데지에프알, 브랜드 경쟁력 '어쩌나'
입력 : 2023.04.07 13:09:12
제목 : '5년째 적자' 롯데지에프알, 브랜드 경쟁력 '어쩌나'
카파, 까웨 등 리브랜딩 효과 미미…경쟁사 신세계인터내셔날, 한섬 등에 밀려[톱데일리] 롯데지에프알이 5년째 적자를 기록하며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그동안 브랜드 재편 과정을 진행하며 부진 탈출을 노렸지만,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최근 국내 패션 기업들이 신규 브랜드를 앞세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롯데지에프알 입장에서는 브랜드 경쟁력강화가 가장 큰 숙제로 떠올랐다.
지난해 롯데지에프알 매출액은 1149억원으로 전년 대비 30.5%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19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122억원) 적자 폭이 확대된 수치다. 당기순손실도 361억원으로 전년 대비(170억원) 두 배 이상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롯데지에프알은 롯데그룹이 그간 신세계, 현대백화점그룹과 비교해 약점으로 꼽혀온 패션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설립한 패션전문회사다. 2018년 6월 롯데그룹은 롯데백화점의 글로벌패션 사업부를 분사해 롯데쇼핑의 자회사인 엔씨에프와 통합하면서 롯데지에프알의 본격 출발을 알렸다.
롯데지에프알은 출범 당시 2022년까지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세우며 야심찬 포부를 내비쳤지만, 기대와 달리 현재까지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설립 첫 해 영업손실 104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9년 101억원, 2020년 61억원, 2021년 122억원에 지난해(194억원)까지 적자 기조다.
롯데지에프알은 롯데그룹의 패션 자회사 중에서도 부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 8036억원, 영업이익 1347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1%, 73%가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같은 기간 스페인 의류업체 인디텍스와 롯데쇼핑이 합작으로 설립한 자라리테일코리아는 오프라인 판매 기준 매출액 4081억원으로 전년 대비 15%가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340억원으로 13%가 증가하는 등 상승세다.
지난해 롯데쇼핑은 롯데지에프알에 총 3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부진 탈출을 위해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당시 롯데쇼핑이 손 걷고 나서면 서 롯데지에프알의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와 같은 자금 수혈에도 롯데지에프알은 탈출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롯데지에프알의 부진 장기화에는 브랜드 경쟁력이 하락이 주 요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롯데지에프알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브랜드 별로 겐조 22억원, 카파 117억원, 까웨 24억원, 샬롯틸버리 13억원의 손상차손을 기록했다. 롯데지에프알은 현재 ▲나이스클랍 ▲까웨 ▲카파 ▲빔바이롤라 ▲샬롯틸버리 ▲겐조 ▲캐나다 구스 등 7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지에프알은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비효율 브랜드를 정리하고 해외 브랜드의 국내 판권을 확보하는 등 브랜드 재편 과정을 진행하기도 했다. 카파와 까웨는 국내 판권을 확보한 이후 애슬레저(Athleisure, 일상복에 가까운 스포츠 의류) 사업으로 변화를 시도하며 5년 내 매출 3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었다. 애슬레저 시장 규모가 2016년 1조5000억원대에서 2020년 3조원으로 급성장하면서, 시장 전망성을 눈여겨 보고 전략 수정에 나선 것이다.
이와 같은 리브랜딩을 위해 지난해에는 유명 디자이너가 리브랜딩에 참여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기도 했으나, 최근 진행 과정은 순탄치 않아 보인다. 당초 카파는 100% 라이선스 브랜드로 기획됐으며, 까웨는 50%를 국내에서 제작할 계획이었으나, 두 브랜드 모두 국내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롯데지에프알이 주춤하고 있는 사이 경쟁사는 브랜드 경쟁력을 기반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매출액 1조5539억원, 영업이익 1153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7.1%, 25.3%가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긴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조르지오 아르마니, 메종 마르지엘라, 알렉산더왕 등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패션 계열사 한섬도 지난해 매출액 1조5422억원, 영업이익 1683억원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해외 패션 매출이 전년 대비 17.3%가 증가하는 등 고가 브랜드 수요가 높아진 것이 실적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과 한섬은 올해도 신규 브랜드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달 초 브랜드 강화를 위해 버버리 등 해외 명품 기업의 이력을 보유하고 있는 윌리엄 김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한섬은 해외 브랜드 가브리엘라 허스트, 베로니카 비어드, 토템 등 국내 독점 판매권을 확보했으며, 앞으로 해외 브랜드로만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최근 국내 패션 시장이 더욱 확대되면서 업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패션 기업들뿐만 아니라 수입 브랜드의 직접 진출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브랜드 셀린느는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의 계약이 종료된 이후 한국 법인을 설립했다. 삼성물산이 12년간 국내 독점 계약을 맺었던 톰브라운도 한국 법인 톰브라운코리아를 세우고, 직접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ing@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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