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리츠 유상증자 … 흥행 이어갈까

홍순빈 기자(hong.soonbin@mk.co.kr)

입력 : 2024.10.24 17:29:30
한화리츠, 장교빌딩 매입위해
시총 1.7배 규모 유상증자 준비
신한알파 1800억·롯데 1600억
대규모 자금모집 잇달아 나서








연말이 가까워지자 상장 리츠(부동산위탁관리회사)의 유상증자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주로 대기업들이 최대주주로 있는 스폰서 리츠가 자금 모집에 나섰는데, 그 규모가 너무 커 시장 안팎에서 볼멘소리가 터져나온다.

앞서 진행된 리츠들의 유상증자 물량은 '완판'됐지만 투자시장 자금이 말라가는 현재 설득력 있는 자산을 편입하는 곳만이 유상증자 흥행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리츠는 전일보다 115원(2.83%) 내린 3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5000원) 대비 약 21% 하락했다. 역대급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여파다. 한화리츠는 지난달 중순 한화그룹 본사 사옥인 서울 장교빌딩을 매입하기 위해 약 473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현재 한화리츠의 시가총액(2789억원) 대비 170% 수준으로 그간 리츠 시장에서 볼 수 없던 대규모 자금 모집을 단행한 셈이다. 한화리츠는 투자자들에게 장교빌딩이 우량 부동산 중 하나로 편입 시 장기 수익성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장교빌딩은 서울 핵심 업무권역인 도심권역(CBD)에 위치한 프라임급 오피스다. 기존에 담고 있는 자산 중 한화손해보험 여의도 사옥만이 프라임급 오피스로 꼽혔는데, 장교빌딩까지 담으면 프라임급 오피스 비중이 69%에서 86%로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한화리츠 관계자는 "장기적 수익성을 개선하고 투자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은 이 같은 한화리츠의 설명에 동의하지 않는 모습이다. 한화리츠 주가는 유상증자를 발표한 이후 현재까지 약 15% 넘게 빠졌다. 리츠가 상장된 지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대규모 유상증자를 나서는 게 흔치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룹사의 자산 유동화 창구라는 대기업 스폰서 리츠의 단점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담보대출이나 에퀴티(자기자본) 등으로 자금을 끌어오고 남은 금액을 유상증자를 통해 모집하지만, 대기업 스폰서 리츠인 한화리츠는 그렇지 않아 현재로선 흥행 여부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화생명,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주요 기관투자자가 유상증자 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 구주주 청약에 다른 투자자들이 얼마나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한화리츠 외에 다른 리츠들 역시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신한알파리츠는 오는 28~29일 서울 씨티스퀘어, GS서초타워 편입을 위해 1858억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발행가액은 5660원으로 확정됐다. 씨티스퀘어는 연면적 3만8250㎡ 규모의 CBD 우량 오피스로 평가받는다. GS서초타워는 강남권역(GBD)에 위치한 오피스로 GS건설이 임차하고 있다.

롯데리츠와 디앤디플랫폼리츠도 다음달에 구주주 대상 유상증자 청약을 실시한다. 롯데리츠는 L7 강남 호텔을 편입하기 위해 1639억원을, 디앤디플랫폼리츠는 명동N빌딩을 편입하기 위해 718억원 규모의 자금 모집을 진행한다.

[홍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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