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공개매수로 고려아연 11.26% 매수…장내매수 경쟁 달아오를 듯

오대석 기자(ods1@mk.co.kr), 조윤희 기자(choyh@mk.co.kr)

입력 : 2024.10.28 16:33:38
고려아연 영풍 로고


고려아연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했던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최종 11.26%의 지분을 확보했다.

MBK파트너스•영풍 연합과 최 회장 모두 과반 의결권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공개매수에 이어 주주총회 표 대결을 위한 치열한 지분 확보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MBK•영풍은 이사회 14명의신규 선임, 집행임원제 도입을 추진하기 위한 주주총회 소집을 요청했다. 공개매수에 이은 2차전의 포문을 연 것이다.

28일 고려아연은 최 회장 측이 공개매수를 통해 총 11.26%(233만1302주)의 고려아연 지분을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안분비례를 통해 고려아연이 9.85%의 지분을 자사주로 확보했으며, 우군인 베인캐피탈에게 1.41%가 돌아갔다.

자사주의 경우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이번 공개매수 지분 가운데 베인캐피탈에게 돌아가는 1.41%의 지분만 의결권이 인정된다.

양측은 이날 공개매수 이후의 지분 구도와 고려아연이 기존에 보유한 자사주에 대한 처분 가능 여부를 놓고 대립각을 세웠다.

최 회장 측은 현재 총 발행주식의 38.47% 지분을 들고 있는 MBK•영풍과 격차가 1~2% 정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사주를 제외하고 기존에 최씨 일가가 보유한 15.6%, 베인캐피탈이 확보한 1.41%, 한화, 현대차 등 대기업 지분 18.4%을 더해 전체발행주식 수의 35.4%를 확보했다고 본다. 여기에 기존 자사주 중 먼저 취득한 1.4% 지분의 의결권을 부활시키는 카드도 고려 중이다. 이를 감안하면 주총 전까지 총 발행주식의 36.8%에 달하는 의결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MBK•영풍은 우호세력 지분으로 알려진 18.4%의 지분 상당수가 우호세력에 포함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1.4%의 기존 보유 자사주도 이번에 공개매수로 확보한 자사주와 묶여 내년 4월까지 우호세력 등에 넘겨 처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MBK는 “복수의 자사주 신탁계약이 있는 경우 가장 최근 계약 체결일을 기준으로 6개월이 지나야 신탁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며 “이번 공개매수로 확보한 9.85%의 자사주의 결제일이 이날이기 때문에 자사주 신탁계약과 직접 매입 모두 이날부터 기산일을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지난 5월 자사주 매입 발표 때부터 직원 평가용으로 쓰겠다고 얘기했던 상황이고, 자사주 공개매수와 별건으로 진행해 사례 자체가 다르다”고 맞섰다.

양측이 모두 과반의 지분을 확보하지는 못해 잔여 지분 장내매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공개매수 뒤 남아 있는 유통 가능 지분이 4.5% 수준일 것으로 추산한다. 이날 고려아연 주가는 3.83% 오른 130만10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24일(29.91%), 25일(10.11%)에 이어 3거래일 연속 강세 행진을 이어갔다.

고려아연 지분 7.83%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2차전인 주주총회 표 대결의 희비를 가를 ‘캐스팅 보트’를 쥐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MBK•영풍은 신규 이사 선임과 이사회 경영 참여를 제한하는 집행임원제 도입을 위해 주주총회 임시 소집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집행임원제는 이사회가 감독 기구의 역할만 맡고, 집행임원이 실질적 경영을 담당하는 제도다.

신임 사외이사로 권광석(전 우리은행장), 김명준(전 서울지방국세청장), 김수진(변호사, 전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김용진(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전 금융위원회 비상임위원), 김재섭(DN솔루션즈 부회장), 변현철(변호사, 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손호상(포스코 석좌교수), 윤석헌(전 금융감독원 원장), 이득홍(변호사, 전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 정창화(전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원장), 천준범(변호사,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 홍익태(전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 본부장)을 추천했다. 기타비상무이사로 강성두 영풍 사장과 김광일 MBK 부회장을 추천했다.

MBK는 “독립적인 업무집행 감독기능을 상실한 기존 이사회 체제는 수명을 다했다”며 “특정 주주가 아닌 최대주주와 2대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요 주주들의 의사가 이사회의 의사결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신규 이사를 선임해 이사회를 재구성하기로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치는 자사주 공개매수를 결의하는 등 현 이사회가 철저하게 무력화됐다는 점을 고려해 집행임원제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 측은 “이사를 무려 27명으로 늘리는 기형적인 이사회 구조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것”이라며 “오직 경영권 탈취만을 목표로 하는 기업사냥꾼의 면모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과반에 턱없이 못 미치는 MBK•영풍은 다른 주주를 설득하겠다는 생각이겠지만, 실현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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