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고객 신뢰부터 되찾자…4대 금융그룹 수장들 ‘집안 단속’ 한 목소리

박인혜 기자(inhyeplove@mk.co.kr), 채종원 기자(jjong0922@mk.co.kr)

입력 : 2025.01.03 08:33:38
KB 양종희 “견고한 신뢰와 안정감 보여줄것”
신한 진옥동 “내부통제·가치창출·사회적 금융 과제”
하나 함영주 “올해 그룹 20년…우리 얼마나 절실한가”
우리 임종룡 “신뢰 훼손 우리금융 바로세워야”


윗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4대 금융그룹 수장들이 올해 경영 목표로 일제히 ‘내부통제’와 ‘영업 강화’를 내걸었다. 2025년 을사년이 ‘도전적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영업에 힘쓰면서도 대규모 금융 사고 발생은 최대한 막겠다는 취지다.

2일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 회장들은 일제히 신년사를 발표했다. 4대 금융지주 회장은 공통과제로 혁신으로 무장한 금융 영업 강화와 함께 올해부터 본격 도입되는 책무구조도 실행 속 내부통제 다잡기를 내세웠다. 올해 신한은행을 빼고 모두 은행장이 바뀐 상황이라 각 은행장들에게 더 신경 쓸 것을 주문했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예측하기 어려운 혼돈과 격변이 예상되는 한 해”라고 규정하면서 “이러한 상황 속에서 KB는 고객과 시장의 불안감을 상쇄시키실 수 있도록 ‘견고한 신뢰와 안정감’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KB는 재작년 말부터 불거진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로 가장 큰 홍역을 치른 바 있기에 보다 각별한 ‘고객 신뢰 회복’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 인사를 통해 지주와 은행에 인공지능(AI) 관련 센터를 신설하고, 외부 출신을 임원으로 영입하는 시도를 한 KB는 지난해 초에도 강조했던 ‘임베디드 금융’을 다시 한번 내세웠다. 임베디드 금융이란 외부 플랫폼에 금융이 내재화되는 것을 뜻한다. KB의 상품과 서비스를 다른 제휴사와 함께 제공하는 것인데, 이를 통해 파급력과 성공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 양 회장의 생각이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도 “올해는 신한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확립과 차별화된 고객가치 창출, 금융을 통한 사회적 이슈 해결 등 3대 과제를 제시했다.

진 회장은 특히 내부통제를 가장 앞에 뒀다. 그는 “내부통제에 역점을 두고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지만, 고객과 사회의 눈높이에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서 “내부통제를 신한의 핵심 경쟁력으로 확고히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올해 경영 슬로건으로 ‘고객 중심 일류 신한, 인간다움(Humanitas), 공동체(Communitas)’를 내세웠다. 작년 진 회장이 ‘2024 대한민국 금융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할 때 언급했던 키케로의 ‘의무론’에 나오는 “의무를 다하는 데에 인생의 모든 훌륭함이, 의무에 소홀한 데에 인생의 모든 추함이 있다”는 구절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진 회장은 금융인이 개인이나 회사 이익보다는 고객 신뢰를, 자기보다는 동료와 조직을 앞세워 달라고 당부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올해 하나금융그룹이 출범 20주년을 맞는 해라고 강조하면서 “자산 규모의 성장, 포트폴리오 확장이 이뤄진 만큼이나 우리의 내실과 역량도 함께 성장했는지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우리는 생존을 위해 얼마나 절실하게 뛰고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현재의 위기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그 누구보다 절박한 심정으로 달려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함 회장은 또 신년사에서 작년 한 해 동안 가장 인상적이었던 프로젝트로 ‘100호 어린이집 건립 프로젝트’를 내세우며 올해도 사회적 가치 실현과 상생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작년 여러 사건·사고로 가장 어려웠던 한 해를 보낸 우리금융은 “올 한 해를 비상경영 체제로 운영하겠다”고 선언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뼈아픈 사고로 우리를 믿고 성원한 고객들께 심려를 끼쳤다. 임직원들 또한 자긍심에 상처를 입었다”고 말하면서 “고객과 주주, 임직원 여러분께 회장으로서 정말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신뢰가 훼손된 우리금융을 더 단단한 신뢰의 기반 위에 바로 세우는 것은 지금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차원에서 올해 경영 목표를 ‘신뢰받는 우리금융, 내부통제 혁신·핵심 경쟁력 강화·그룹 도약 기반 확보’로 수립했다.

이와 함께 작년 포스증권을 인수해 우리투자증권으로 재출범시키는 등 비은행 계열사 분야를 강화하는 작업을 했는데, 올해도 이를 계속하며 신사업도 추가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새로운 금융 영역으로의 도전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면서 “미래 성장을 위한 신사업 추진을 통해 혁신적인 금융 상품과 서비스로 시장 변화를 선도하며, 우리의 고객 저변을 넓혀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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