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가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와 중국의 경기 회복,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기대감 등 복합적 요인이 섞이며 올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협정이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향후 변동성이 확대될 수도 있다.
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유로스톡스50지수는 연초 대비 12.2%, 유로스톡스600지수는 9.76% 상승했다.
특히 독일 DAX지수는 사상 최고치 수준인 올 초 대비 13.27%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1.23% 상승하는 데 그친 것과 대비된다.
유럽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데는 먼저 ECB의 금리 인하가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ECB는 앞서 지난 1월 말 예금 금리를 연 3%에서 2.75%로 인하했고 올해 세 차례 더 금리를 내려 100bp(1bp=0.01%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예상 인하 폭(50bp)보다 두 배 큰 수준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1~2월 유럽 증시로의 글로벌 자금 이동량은 미국 증시 유입액의 2.3배에 달했다. 이에 연초 모닝스타가 분석했던 유럽과 미국의 밸류에이션 격차(유럽 -5%·미국 6%)에 대한 해소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지난해 4분기 5.4% 성장하며 예상보다 빠르게 침체된 경기를 회복하고 있는 중국 경제도 유럽 증시 훈풍에 한몫한다. 중국 소비 회복과 공장 가동률 정상화가 이뤄지면서 유럽 제조업체들의 수출 주문이 증가했고 이는 곧 유럽 기업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독일 자동차, 프랑스 럭셔리(루이비통·에르메스), 이탈리아 명품 기업에 호재로 작용했다.
다만 최근까지 기대감을 불러일으킨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은 가장 큰 리스크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서 생산된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지점도 유럽에는 악재다. 트럼프 대통령은 EU가 결성된 이유에 대해서도 "미국을 착취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 등 원색적인 비난을 지속해왔다.
블룸버그는 "미국에서 관세가 부과되면 EU 수출액 중 최대 293억달러(약 42조원)가량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