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로 끝난 VC 스팩상장…NH證 책임론 부상
입력 : 2023.05.19 14:32:28
제목 : 실패로 끝난 VC 스팩상장…NH證 책임론 부상
HB인베스트·캡스톤파트너스 모두 NH투자증권 주관사…법 검토에 구멍[톱데일리] 벤처투자 업계 최초로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 제도를 활용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려 했던 두 벤처캐피털의 도전이 결국 실패로 끝났다. 계획대로 스팩 소멸합병을 완료할 경우 벤처캐피털 관련 법을 위반하게 되는 점을 뒤늦게 인지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 두 벤처캐피털의 주관사는 NH투자증권으로 동일하다. 상장 추진 전 법률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사태를 예방하지 못한 주관사 책임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엔에이치기업인수목적23호(이하 엔에이치23호)'와 '엔에이치기업인수목적25호(이하 엔에이치25호)'는 모두 합병결정을 철회했다. 두 스팩은 각각 비상장 벤처캐피털인 HB인베스트먼트와 캡스톤파트너스와 합병하려 했다. 두 벤처캐피털이 스팩을 활용해 우회상장을 시도한 것이다.
문제는 두 스팩의 발기인으로 제3의 창업투자회사가 참여했다는 점이다. 엔이이치23호의 경우 SBI인베스트먼트가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엔에이치25호는 우리벤처파트너스(옛 다올인베스트먼트가) 스팩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SBI인베스트먼트와 우리벤처파트너스, HB인베스트먼트, 캡스톤파트너스는 모두 창업투자회사로 등록되어 있다. 창업투자회사 소관 법인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벤처투자법)에는 창업투자회사가 다른 창업투자회사 지분을 보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예정대로 스팩 합병이 완료되면 SBI인베스트먼트와 HB인베스트먼트, 우리벤처파트너스와 캡스톤파트너스 사이에는 지분 관계가 생기게 된다. 벤처투자법을 어기는 결과를 낳을 수 있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관련 법규를 어긴 창업투자회사를 주기적으로 관리·감독하고 시정명령을 내린다. 경고, 업무정지 등의 시정명령을 받은 벤처캐피털은 경우에 따라 이를 해소하기까지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 운용사),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등의 정책기관 출자사업에서 선정 배제된다. 일정 기간 내 3회 이상의 시정명령을 받는 경우도 선정 배제 대상이 되는 만큼 시정명령을 받는 자체가 벤처캐피털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다.
이번 사태에 엮인 4개 창업투자회사 모두 활발히 정책 기관 출자사업에 도전하는 곳인 만큼 큰 피해를 볼 수 있었다. 다행히 엔에이치25호 스팩 발기인으로 참여한 우리벤처파트너스 컴플라이언스실이 법 위반 가능성을 파악해 화를 피할 수 있었다.
결국 두 창업투자회사가 합병 철회를 결정하면서 사태는 마무리 됐지만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이 선제적으로 법 검토를 하지 못했다는 지적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엔에이치23호와 엔에이치25호 모두 지난해 결성한 스팩이다. 엔에이치23호는 NH투자증권 윤종윤 부서장이 이끄는 ECM3부가 책임졌고 엔에이치 25호는 김기환 부서장이 이끄는 ECM1부가 담당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 LG CNS, 카카오모빌리티 등 대어로 언급되는 기업들 기업공개(IPO) 주관을 맡지 못해 80년대 생을 부서장으로 신규 선임하는 쇄신에 나섰다. IPO 명가로 재건하겠다는 정영채 대표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본적인 법률검토를 놓치면서 명예에 흠집이 나게 됐다.
NH투자증권이 상장 주관을 맡아 올해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기업 중 한국거래소 승인을 받은 곳들이 없어 NH투자증권은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 하고 있다. 그나마 에코프로 자회사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 주관을 맡아(미래에셋증권과 공동) 하반기 실적을 노리고 있다.
한편 HB인베스트먼트와 캡스톤파트너스는 모두 직상장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스팩 합병을 활용하기 위해 창업투자회사가 발기인으로 참여하지 않는 스팩을 만들 수 있지만, 합병할 기업을 정해 놓고 프로젝트 펀드 성격으로 결성하는 스팩은 불법이다. 지난해 10월 상장예비심사를 접수한 HB인베스트먼트는 오랜 기간을 기다렸지만 허무한 결과를 맞이하게 됐다.

톱데일리
김민지 기자 min37@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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