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LCC 운항 4년] ② 에어프레미아, 장거리 노선 승부수…잦은 손바뀜 과제

입력 : 2023.05.25 09:46:18
제목 : [신생 LCC 운항 4년] ② 에어프레미아, 장거리 노선 승부수…잦은 손바뀜 과제
면허 취득 6개월 만에 변경면허 발급…AOC 취득 16개월 소요, 지연된 국제선 운항 수요 높은 일본·동남아 이어 미주 등 장거리 노선 확대…경영권 매각 추진, 장기 운영 불확실성↑

지난 2019년 신생 저비용항공사(LCC) 3곳이 정부(국토교통부)로부터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발급 받았다. 항공업계 안팎에서는 국내 환경을 고려할 때 단기간 지나친 시장 포화가 야기될 수 있다며 우려했지만, 정부는 경쟁 촉진과 거점공항을 중심으로 한 지역 경제 활성화 등 항공업계의 혁신을 이끄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현재 신생 LCC들이 처한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외생변수 속에 장기간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기초체력은 약화했고, 경영권 다툼 등 내부 잡음과 사모펀드(PEF)를 중심으로 한 외부 자본의 유입이 잇따르며 경영환경의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존폐 여부도 위태롭다. <톱데일리>는 현재 이들 신생 LCC가 처한 경영 환경과 지속 가능성에 대해 짚어볼 계획이다.

[톱데일리] 에어프레미아가 중장거리노선 운항에 돌입하며 입지 확대를 꾀하고 있다. 노선과 기종 확대 속 가격경쟁력을 기반으로 항공업계 내 입지를 확대하겠다는 각오지만, 잦은 대주주 교체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 우려는 해결 과제다.

에어프레미아는 합리적 비용으로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항공사(HSC)를 표방하며 지난 2019년 3월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로부터 국제항공운송면허를 발급 받았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창업자와 투자자 간 경영권 관련 내홍을 겪으며 대표이사가 교체(김종철→김세영·심주엽)되면서 변경면허를 신청해야 했다. 신규 면허를 취득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변경면허를 발급 받으며 고비를 넘겼지만, 또 다른 시련이 뒤따랐다. 중장거리 전문 항공사를 표방했지만, '코로나19'로 계획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운항증명(AOC) 절차에 차질을 빚었다. 코로나19로 항공기 제작사(보잉)의 공장 폐쇄와 항공기 결함 수리에 따 라 항공기 인도가 지연된 영향이다.

이로 인해 에어프레미아는 면허 취득 당시 1년 내 AOC 신청, 2년 안에 취항 조건을 충족할 수 없었다. 국토부는 취항 시기를 2021년 3월5일까지에서 그해 연말까지로 변경했다. 코로나19란 예기치 못한 변수로 신생 항공사의 취항 준비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였다. 항공사업법 제26조 제1항은 항공운송사업자에게 부과한 면허 조건, 기한을 변경할 수 있다.

이는 같은 시기 국제항공운송사업자 면허를 발급 받은 에어로케이(14.9개월), 플라이강원(6.3개월) 대비 AOC 발급까지 가장 많은 시간(16개월)이 소요되며 경쟁력을 위축시켰다. 에어프레미아는 2021년 7월 국토부로부터 AOC를 발급 받았다.



일련의 고충은 에어프레미아의 재무부담으로 이어졌다. AOC 발급 지연으로 당초 운항 계획이 틀어지면서 에어프레미아 매출은 2021년부터 발생했다. 에어프레미아는 코로나19로 국제선 운항 계획이 녹록지 않게 되면서 당초 계획과 달리 임시방편으로 국내선(김포-제주)을 운항했다.

다만 규모가 작은 가운데 매출원가와 각종 비용 부담이 거듭되며 내실 개선을 이루지 못했다. 면허 유지를 위해 운항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데 운항을 하면 할수록 손해를 떠안는 구조였다는 의미 다.

2021년 에어프레미아의 매출은 약 25억원에 불과했지만 매출원가는 238억원을 웃돌았고, 판관비는 171억원에 달했다. 2022년에는 국제선 운항을 본격화하면서 매출이 532억원으로 확대했지만, 매출원가(856억원)와 판관비(147억원) 부담은 471억원의 영업손실로 귀결됐다.

차입 부담도 확대했다. 순차입금 규모는 2021년 1095억원을 넘어섰고, 2022년에는 약 2210억원으로 2배 가량 증가했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차입 의존도가 확대된 것이다. 자본잠식에 대한 리스크도 상존한다. 에어프레미아의 지난해 말 기준 자본잠식률은 약 67%다.



후발주자인 에어프레미아의 항공업계 내 입지는 여전히 좁다. 국제선 노선만 운항하는 에어프레미아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노선에서는 기존의 LCC, 미국과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은 대형항공사(FSC)와 경쟁해야 하는 까닭이다.

에어프레미아는 경쟁요소로 가격경쟁력을 꼽고 있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미주 노선의 가격은 국내 FSC 대비 반값"이라며 "단일 항공기만 운영해 정비와 훈련 등에 수반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에어프레미아는 현재 '보잉 787-9' 기종 4대를 기반으로 LA, 뉴욕, 방콕, 도쿄, 호찌민 노선을 운항(프랑크푸르트 취항 예정) 중이다. '꿈의 항공기'라고 불리는 보잉787-9는 탄소 복합소재를 사용해 더 튼튼하고 가볍다. 해당 기종(순항 속도 913km/h, 최대 운항거리 1만5500km)은 항속 거리와 연료효율이 기존 대비 향상돼 차세대 항공기로 꼽힌다.

좌석을 단조롭게 운영하는 점도 비용절감을 이끄는 요인이다. 일반적으로 좌석을 이코노미, 비즈니스, 퍼스트로 운영하며 좌석에 따라 특화 사양을 부과하는 기존 항공사 대비 관련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좌석을 이코노미석과 프리미엄 이코노미석만 제공한다. 총 운영좌석 수 309석 가운데 이코노미는 253석,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56석이다. 이코노미석의 좌석 간격과 넓이는 각각 35인치(88.9cm), 20인치(50.8cm)다.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42인치(106.68cm), 18인치(45.72cm)다.

여객 수요가 회복되며 에어프레미아가 운항 중인 전 노선의 탑승률은 80~90%를 기록하며 있다. 국내 여객 수요가 높은 노선을 중심으로 운항한 점도 긍정적인 결과를 이끄는 요인이다.



문제는 잦은 대주주 교체다. 에어프레미아는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부사장 출신 이응진 씨와 항공업계 전문가 김종철 씨를 주축으로 2017년 설립된 이래 손바뀜이 잦았다. 2018년 홍성범 휴젤 창업자 등 이 경영권을 쥐었고, 현재 최대주주인 JC파트너스는 2021년 박봉철 씨를 주축으로 한 홍콩계 물류회사 코차이나 측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에어프레미아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JC파트너스는 현재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문보국 씨(마일스톤벤처파트너스 대표)와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 수익 창출이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황에서 거듭된 대주주 변경은 경영진 교체와 운영자금 마련 등 경영 측면에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2025년까지 항공기를 10대 확보해 운영의 폭을 넓힐 방침이다. 이에 따른 리스비, 인건비 등 자금 부담이 상존한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도 잦은 대주주 교체를 달갑게 볼 리 없다. 최근 사모펀드(PEF)운용사를 중심으로 한 경영권 인수와 이후 차익실현을 위한 재매각 추진이 이어지면서 안정적 경영에 대한 우려감이 상존하는 모양새다.





톱데일리
권준상 기자 kwanjju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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